[따끈따끈 새책]음식이 정치다…'음식에서 정치 냄새가 난다'
'

음식이 정치고, 정치가 음식이다'. 언뜻 관계 없어 보이는 둘이다. 하지만 우리는 살기 위해 먹고 일터에서, 사회에서 나름의 정치들을 하고 산다. 매끼 음식을 챙겨 먹는 것도, 정치를 하는 것도 다 '잘 살아보겠다'는 욕망이자 노력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음식과 정치는 인간사를 말할 때 뗄 수 없는 존재들이다.
송영애 전주대 식품산업연구소 연구교수는 음식과 정치의 관계를 보다 선명하고 맛깔나게 풀어냈다. 책 '음식이 정치다'에는 저자가 포착한 정치인들의 '음식 정치' 장면과 그 의미가 담겨있다.
선거철이면 언론 카메라 잡히는 익숙한 풍경이 하나 있다. 정치인들이 입술에 떡볶이 국물, 튀김 기름 묻힌 채 시장을 누비는 '서민 코스프레 먹방' 말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홍보 영상에서 하루종일 밥 구경 한 번 못한 사람처럼 뜨거운 국밥에 코를 박았다. '뼛속같이 서민' 이미지를 내세운 것이다.
취임 10개월 뒤에도 가락동 시장의 야채상을 하는 박부자 할머니에게 목도리를 벗어 직접 둘러주기도 했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 재임 기간 '노점상 없는 깨끗한 거리'를 표방한 행정당국의 무차별적 단속으로 시장 노점상들이 삶의 터전을 빼앗긴 것은 아이러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2012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19대 총선을 20일 앞두고 경기도 군포시의 한 재래시장을 찾았다. 시장 음식 먹기도 빼놓지 않았는데 박근혜 위원장은 족발이 담긴 접시를 가리키며 겸손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이게 서민 음식이에요".
서민이 호텔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 몇 조각에 와인 한잔했다고 상류층이 될 수 없듯, 정치인이 재래시장에서 족발이나 떡볶이 몇 입 먹었다고 당장 서민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밥상에서 고단한 서민의 삶을 읽으려는 지도자도 분명 있었다. 세종 16년 식사를 마친 세종대왕은 “처음으로 나온 물건 외에는 때아닌 진상을 하지 말라고 명했는데 어찌 이 물건을 올렸느냐”며 진상의 수를 줄일 것을 명했다.
음식으로 하는 진짜 정치는 한두 번의 ‘먹방’이 아니다. 매 끼니를 마주할 때마다 서민들의 팍팍한 삶을 떠올리는 마음가짐에서 시작된다.
독자들의 PICK!
◇음식이 정치다=송영애 지음.채륜 펴냄.328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