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든부터 괴테까지…예술거장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

하이든부터 괴테까지…예술거장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

박다해 기자
2016.03.14 07:53

[따끈따끈 새책] 시와 음악의 감동을 함께 만나는 책 '힐링 클래식'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는 그가 전 생애에 걸쳐 이룬 다양한 음악적 기법을 총망라한 역작이다. 혼돈의 상태에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장면을 그림 그리듯이 생동감 있게 묘사했다. 1798년 그가 직접 지휘봉을 들었던 초연은 대성공이었다. 당시 하이든의 친구였던 질베르슈톨페는 "태초의 빛이 터져 나오는 순간 작곡가의 타오르는 눈에서는 한 줄기 빛이 쏟아졌다"고 기록했다.

나를 향해 찬란하게/빛나는 자연이여!/빛나는 저 태양!/웃는 저 들판!

나뭇가지마다/꽃들이 돋아나고/덤불 속에선/수많은 목소리가

모두의 가슴에선/기쁨과 환희 솟네/오 땅이여, 태양이여!/오 행복이여, 기쁨이여!

(괴테-'오월의 노래' 中)

하이든이 삶의 절정을 '천지창조'에 녹여냈다면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시 '오월의 노래'에서 팔딱팔딱 뛰는 생명의 싱그러움을 노래했다. 따사로운 햇빛이 쏟아지는 푸른 들판에서 연인과의 뜨거운 사랑을 노래하면서 비로소 삶은 생명력을 얻는다.

음악의 언어는 시의 언어와 통한다. KBS 클래식음악 구성작가로 시작해 30여년간 기획과 진행을 맡아 온 베테랑 방송인인 저자 김강하는 음악적 감수성과 문학적 감수성이 만나는 장을 마련했다.

그의 저서 '힐링 클래식'은 '봄의 소리-여름 빛깔-가을향기-겨울추억'으로 이어진다. 하이든, 차이코프스키, 드뷔시, 말러, 거슈윈, 슈만 베토벤, 베르디 등 다양한 음악가와 괴테, 보들레르, 푸시킨, 니체, 김현승, 하이네, 릴케 등 시의 언어를 동시에 넘나들며 소개한다.

하이든과 괴테, 모차르트와 송재학, 말러와 니체를 함께 읽는다. 잠시 메마른 도시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삶을 뒤로한 채 아름다운 시와 음악이 주는 감동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힐링'이 된다.

저자는 또 각 음악가들에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당대에 치열하게 싸우며 고통 속에서도 작품을 만들어냈던 예술 거장의 삶은 우리에게 위로의 메시지도 건넨다.

가난한 목수의 아들이었던 하이든은 "세상 사람들은 매일 '천지창조'에 열광하지만 그걸 만들기 위해 겪은 고통이 얼마나 큰지는 상상도 못 할 것이다"라고 고백했다. 삶 자체가 아픔의 연속이었던 베토벤은 "젊은 날 나를 사로잡았던 모든 것은 여전히 소중하다!"며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어디 이뿐이랴. 베르디는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음악으로 극복했고 바그너는 빚쟁이들을 피해 야반도주를 해야 했다. 차이코프스키는 순수한 사랑을 찾지 못해 비통함 속으로 침잠했다.

그들이 겪은 삶의 고통도 평범한 우리의 것과 다르지 않았다. 질투와 집착, 부당함에 대한 분노와 정의롭지 못함에 대한 고뇌, 희망과 창조에 대한 열망…그들이 답을 찾아 헤맸던 이 물음들은 지금 우리의 고민과 연결된다.

저자는 "작곡가들의 불꽃같은 삶이 평범한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즉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어 '힐링 클래식'을 집필하게 됐다"고 했다.

클래식에 낯선 이들을 위해 각 장마다 앨범가이드를 함께 실었다. 풍부한 이야기와 그림·사진 등 시각자료, 그리고 시까지 '종합예술'을 한데 만날 수 있다.

◇힐링 클래식=김강하 지음. 민음사 펴냄. 336쪽/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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