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효율적 이타주의자'…감성적 이타주의에 대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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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들고 굶주린 아이, 다치고 버려진 반려동물, 오염되고 황폐한 대지…'
보통 사람들은 안타까운 사연에 이끌려 기부하는 경우가 많다. 수혜자 한 명의 사연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는 경우와 기부비용의 효과를 증명한 자료를 제시하고 모금을 하는 경우, 후자일 때 기부 빈도와 액수가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처럼 사람들은 기부가 미치는 효과보다는 감정 동요에 따라 기부하는 것이 보통이다.
철학자이자 실천윤리학의 거장인 피터 싱어 프리스턴대 생명윤리학 교수는 기부할 때 이제는 "감정이 아닌 이성적 판단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해야 더 효과적으로 남을 도울 수 있는지 이성적으로 고민하고 세상에 더 많은 '선'(善)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효율적 이타주의'가 필요하는 것.
효율적 이타주의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사회운동이다. 싱어 교수는 그동안 감정에 기댄 자선활동에 대해 의문을 제시했다. 그는 "특정인을 돕기보다 도울 수 있는 사람의 수를 고려해야 한다"며 "심금을 울리는 곳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시간과 돈으로 가장 많은 선을 이룰 수 있는 곳에 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선단체를 선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부금이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지 잠재 기부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운영되는 자선단체가 드물기 때문이다. 미국 내 자선단체는 100만개, 연간 기부금 규모는 3000억달러(약 348조원)에 이른다. 과연 이 기금은 제대로 사용되고 있을까?
미국 자선단체 평가 웹사이트 '채러티내비게이터'가 자선단체를 평가하는 기준은 오로지 재무건전성뿐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최근 자선단체 평가를 시작한 '한국가이드스타'도 통계청이나 세무자료에만 의존하는 상황이다. 자선단체가 기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한국가이드스타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아동자선단체를 분석한 결과 300% 이상의 기부금 성장률을 기록한 단체들의 공통점은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을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선단체를 선택할 때 감성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자선단체의 활동을 비용효과면에서 평가하고 홍보하는 곳을 골라야 한다는 것.
사회의 도덕기반과 윤리 이슈를 다루는 예일대학교 캐슬 강연을 토대로 엮은 이 책은 효율적 이타주의의 기반한 나눔운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감정적 기부의 단점을 지적하고 효율적인 기부가 무엇인지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독자들의 PICK!
◇효율적 이타주의자=피터 싱어 지음. 이재경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272쪽/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