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팩트] "마케팅 차원에서 굳이 도서공급률 올리지 않으려는 출판사도 많아"


국내 최대 온라인서점 예스24가 최근 일부 출판사와 계약을 맺으면서 공급률을 기존 60%대에서 65%대로 올리며 도서공급률 정상화 논의가 다시 시작되는 모양새다.
공급률은 출판사가 서점 등 유통업체에 도서를 공급할 때 정하는 정가 대비 납품 가격의 비율, 쉽게 말해 출판사가 서점에 납품하는 가격이다. 공급률 65%로 납품한다는 말은 정가 1만원 짜리 책을 6500원에 서점에 공급한다는 거다. 마케팅비등을 고려하지 않고 보면 서점은 이 책 한 권을 팔아 3500원의 이윤을 남기게 된다.
앞서 출판인회의는 지난 2월 예스24에 팔고 남은 책을 반품하지 않는 조건으로 단행본의 공급률을 65%로 상향조정 해달라고 요구했다. 최대 15%까지만 할인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서 출판사만 불리해졌기 때문이다.
책 할인폭이 정해지고 나니 서점은 개정도서정가제가 오히려 고맙게 됐다. 책값이 올라간 셈이니 서점의 이익은 증가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책이 비싸진 거나 마찬가지라 책 구매를 부담스럽게 여기게 됐다. 실제 작년 책 판매량은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책 판매규모는 전년보다 2810억원(-4.8%) 가량 감소했다. 책 판매가 줄어든 출판사 입장에서는 매출이 하락하니 서점에 납품하는 가격이라도 올려 보전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공급률 인상요구가 나오게 된 배경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발표한 '출판유통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거래한 출판사 247곳 가운데 159곳(64.3%)의 평균 공급률이 65%를 밑돌았다.
당초 예스24는 출판인회의의 요구에 '수용불가' 입장이었으나 창비 등 일부 출판사에서 출고 정지를 검토하자 부랴부랴 협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인회의 관계자는 "공급률 인상 논의를 강하게 요구하는 일부 출판사는 다행히 비슷한 수준(65%)으로 인상하기로 대부분 해결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급률은 각 출판사 개별 계약 사항인 데다 공급률 인상을 굳이 원하지 않는 출판사도 있어 전체 공급률 평균이 오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출판인회의 관계자는 "사실 한 출판사가 올린다고 해서 다른 곳도 저절로 올라가면 좋은데 모든 출판사가 공급률 인상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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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률이 오른다고 무조건 출판사가 이득을 얻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 이 관계자는 "공급률을 올릴 경우 서점 등에서 매대에 전시하거나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 배치를 잘 안 해줄 수 있는 면이 있다"는 것이다.
공급률 60%인 출판사 A와 70%인 출판사 B가 있는 경우 서점 입장에서는 A출판사의 책이 많이 팔릴수록 더 많은 이익을 얻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A출판사의 책이 소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출판인회의 측은 "일부 대형출판사 등은 마케팅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굳이 공급률을 올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 다른 출판사들도 굳이 서점과 갈등을 일으키면서까지 적극적으로 올리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으니 그 기준(65%)에서 정리가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공급률 정상화 논의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교보문고도 최근 서로 다른 온·오프라인 서점 공급률을 통합하는 논의를 조금씩 진행해오고 있지만 단순히 통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준 자체를 올려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공급률 숫자 인상에만 머물지 않고 더 근본적인 개선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진흥원 연구보고서는 공급률 개선을 위해 △유통채널별·서점별·출판사별·도서분야별 차이를 최소화할 것 △도매·소매 서점 간 차이만 두고 복잡한 공급률을 단순화할 것 △민간협의체가 주도해 공급률 개선을 주도한 뒤 독일의 '서적 재판매 가격 유지법'이나 프랑스 '도서가격에 관한 법'과 같이 독립적인 법으로 제정할 것 등을 명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