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진 평론가가 말하는 '미인도'가 위작인 근거

최광진 평론가가 말하는 '미인도'가 위작인 근거

김지훈 기자
2016.06.22 07:34

[따끈따끈 새책] '찬란한 고독, 한의 미학'…"천화백 진작의 '(여인의) 눈'·'꽃'부터 색채까지 다 다르다"

고(故) 천경자 화백 생전 마지막 개인전을 기획했던 최광진 평론가가 ‘미인도’와 다른 천 화백 진작들간 차이를 지목하며 미인도를 ‘위작’으로 규정했다.

저자는 천 화백 평전인 신간, ‘찬란한 고독, 한의 미학’에서 기존 천 화백의 진작과 미인도 간 눈의 표현 방식, 색채, 안료 등 기법과 역량에 있어 차이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천경자 회고전을 치르고, 평전을 쓴 연구자인 나의 기준으로 봤을 때 미인도는 위작"이라고 주장했다.

저자는 1995년 호암미술관 큐레이터 신분으로 ‘천경자 전’을 기획하면서 천 화백과 인연을 맺어 왔다.

우선 저자는 미인도의 인물 속 눈은 ‘장미와 여인’을 비롯한 천 화백 진작과 비교해 힘없이 표현돼 있다고 분석했다. 비슷한 시기 그려진 천 화백 진작들에서 보인 강렬한 눈빛과 달리 미인도의 눈빛은 수심이 가득해 보이고 힘이 풀려 있다는 것.

또, 미인도의 색채 역시 단순하고 지저분한 편으로 다채롭고 선명한 색채를 활용한 천 화백 진작과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꽃의 차이도 지목한다. 천 화백은 ‘꽃과 여인의 화가’로 불릴 정도로 꽃을 즐겨 그렸다. 진작에 나타난 꽃은 경쾌하게 하늘거리듯 표현됐는데 미인도 속에 그려진 꽃은 투박하게 묘사됐다는 것.

저자는 또 천 화백이 인물상에서 콧방울을 강조해 그렸지만, 미인도에서는 콧방울도 제대로 묘사되지 않았다고 집었다.

미인도가 위작이라 해도 비슷한 시기 그려진 진작과 안료 같은 성분차이로 구분하기 어려울 것이란 추론에도 반기를 들었다.

저자는 책에서 "천 화백은 1970년대 중반부터 분채를 멀리하고 천연 돌가루를 갈아 만든 암채(석채) 사용을 늘리면서 그림을 견고하고 까칠까칠한 질감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화면에 기재된 제작 시점 1977년인 미인도는 이와 달리 고운 안료인 분채로 그려져 있다는 것. 천 화백 작품이 아님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위조범이 미인도를 제작하기 위해 보고 그렸을 천 화백 진작은 1981년작 채색화인 '장미와 여인'일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그보다 앞선 1976~1977년 천 화백이 현재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그림을 그렸고, 이 그림을 위조범이 보고 그린 위작이 '미인도'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저자는 오는 7월 1일 강남교보타워에서 열리는 출판기념 강연회를 통해 ''천경자의 예술세계'를 조망할 예정이다.

◇찬란한 고독, 한의 미학=최광진 지음, 미술문화 펴냄. 256쪽/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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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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