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조선의 '독서열풍'을 만나다

18세기 조선의 '독서열풍'을 만나다

박다해 기자
2016.08.08 15:43

국립중앙도서관, 11월30일까지 '세책과 방각본' 전시회…"출판문화 되돌아보는 계기 되길"

조선 후기 돈을 받고 책을 빌려줬던 세책점에 있던 '남정팔난긔'에 남아있는 낙서 모습. /사진제공=국립중앙도서관
조선 후기 돈을 받고 책을 빌려줬던 세책점에 있던 '남정팔난긔'에 남아있는 낙서 모습. /사진제공=국립중앙도서관

오늘날 '책 대여점'과 같이 돈을 받고 소설을 빌려주는 '세책'과 목판을 이용해 대량으로 책을 찍어내며 소설의 대중화에 기여했던 '방각본'을 통해 당대 독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중앙도서관은 9일부터 11월 30일까지 '조선의 독서 열풍과 만나다: 세책과 방각본' 전시회를 개최한다.

놀거리·볼거리가 변변치 않던 조선시대 '소설'은 즐거움을 주는 문화활동이었다. 특히 18세기 기술 발달로 상업도시가 형성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원하는 소설을 사거나 빌려보려는 수요도 늘어났다.

오늘날 상업출판의 시작이자 '소설'로 먹고사는 직업이 생겨난 시대, 당대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고문헌을 통해 조선의 '도시문화'로 자리 잡은 소설 읽기 현장을 살펴본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이번 전시회에선 당대 세책점과 저잣거리를 재현해 조선 후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사진=박다해 기자
국립중앙도서관의 이번 전시회에선 당대 세책점과 저잣거리를 재현해 조선 후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사진=박다해 기자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상업출판이 움트다'에서는 조선시대 서적 출판은 물론 동시대 서양과 중국·일본의 출판 동향을 개괄적으로 조명한다.

2부 '소설의 열풍 속으로'에서는 18~19세기 한양에서 형성된 '소설 읽기' 열풍과 함께 '전기수' 등 소설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3부 '세책 거리를 거닐다'는 당대 '세책점'과 함께 번화했던 저잣거리를 직접 거닐어 볼 수 있도록 재현했다. 4부 '소설 대중화의 주역, 방각본'에서는 조선 후기 소설을 확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방각본' 소설을 목판과 함께 전시한다. 서울·전주·안성에서 각기 다른 내용으로 펴낸 당대 베스트셀러 '춘향전'을 비교해서 볼 수 있다.

마지막 5부 '딱지본의 등장, 세책점을 기억하다'는 새로운 인쇄기술 도입으로 국수 한 그릇 정도의 싼 값으로 변해 '육전소설'로도 불리던 '딱지본'소설을 살펴본다. 더불어 문인들의 기억에 남은 세책본과 현재 책 대여점의 모습을 비교해 조명한다.

이밖에 '세책점'에서 책을 빌려보았던 대여자들의 다양한 형태의 낙서도 만날 수 있어 시선을 끈다. 낙서는 세책의 내용, 제품의 완성도, 글씨에 대한 불만을 비롯해 성(性)에 대한 낙서, 세책점 주인에 대한 욕설, 시대에 대한 한탄, 당시 유행가와 잡가 등 다양하다.

세책점과 방각본은 소설이 사대부계층에 머물지 않고 중인층, 하층, 여성들에게 이르기까지 모든 계층으로 확산하며 독서 열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임원선 국립중앙도서관장은 "이번 전시의 주제는 조선시대 출판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독서 열풍이 불었던 시기의 세책과 방각본"이라며 "당대 독서 열풍을 살펴보며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라고 하는 오늘날 출판문화도 한 번쯤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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