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알랭 드 보통이 21년 만에 펴낸 장편 소설. 낭만적인 연애를 넘어 일상이 된 사랑을 통찰한다. 사랑하고 이별하는 전작과 달리 영원을 약속한 그 후의 이야기다. 에든버러의 평범한 커플 라비와 커스틴의 삶을 통해 수십 년에 걸쳐 사랑이 어떻게 지속되고 성공할 수 있는지 살핀다. 소설과 철학 에세이를 섞은 듯한 보통 특유의 감각이 빛난다.

◇ 올더스 헉슬리 '원숭이와 본질'
올더스 헉슬리의 수작으로 평가받는 작품. '원자폭탄'으로 시작된 제3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인류의 정신과 물질문화가 모두 붕괴된 미래의 암울한 모습을 그렸다. 원숭이는 3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되는 생화학무기를 퍼트리는 존재다. 가능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풀어내는 그의 세계엔 냉소가 가득하다. '내레이션'을 포함한 각본 형식이 섞여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 우일문 '고산자 김정호'
'대동여지도'를 남긴 고산자 김정호의 삶을 그린 역사소설. 1994년 초판본을 낸 뒤 원고를 보완해 22년 만에 재출간했다. 저자는 일제 강점기 국어 교과서격인 '조선어독본'에서 김정호가 옥사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러나 그의 생애에 대한 기록은 제대로 남은 것이 없다. 결국 최한기가 쓴 '청구도'의 서문 '청구도제'에서 몇몇 단서를 끌어내 김정호의 생애를 재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