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웃기고 보자!"는 이 여자의 가장 인간적인 이야기

"일단 웃기고 보자!"는 이 여자의 가장 인간적인 이야기

박다해 기자
2016.10.22 03:15

[따끈따끈 새책] 니시 가나코 '이 얘기 계속해도 될까요?'

# 평일 오전, 화장기 없는 얼굴에 선글라스를 끼고 온 서른 줄의 여자. 의사 문진에서 음주량은 보통이 아니라고 하니 '물장사'하는 여자로 취급받았다. 도리 없지. 그래도 나는 간을 달련 시키기 위해 오늘도 마시러 갈 뿐이고.

# 평일 백화점 남성복 판매층의 여자화장실은 왜 붐비는데? "애인의 선물을 고르러 왔다"는 설정 따윈 필요없이 화장실로 직행하는 사람들에게 '깊이가 없다'고 화내는 여자. 그리고는 선언한다 "화장실에서 화장실 이외의 것을 생각한다는 건 꽤 힘든 일이다. 문자에 열중해있는 다른 여인의 엉덩이와 내 엉덩이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소설가다. 화장실이 아닌 다른 것을 생각해 내라."

지난 해 소설 ‘사라바’로 한국에도 이름을 알린 일본 작가 니시 가나코의 에세이집에 실린 사연이다. 30대 초반 소설가 데뷔 전후 일상과 생각을 솔직하게 담았다.

“일단 웃기고 보자!”는 그녀의 모습 속에는 소녀스러움과 자유로움, 진지함과 비굴함, 지질함까지 다채롭게 녹아있다. 거침없는 성격과 재치있는 입담이 어우러져 곳곳에서 폭소를 터트리게 한다.

넘쳐흐르는 예능감이 있다 해서 일본 독자들은 그를 그저 4차원적인 작가라고만 평가하지 않는 모양이다.

나오키상 수상 이후 인터뷰 한 대목이 회자된다.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었던 기적의 순간을 꼽으라"는 질문에 그는 스마트폰과 개똥을 말한다. "개똥을 밟는 순간 스마트폰 따위는 의식 저편으로 날아가고 온 마음과 신경이 개똥을 밟은 발에 집중되더라는. 그것이 생명의 힘이라고 느꼈다."

궁상맞은 이야기도 많지만, 솔직한 인간의 시선이 가득 차 있다.

◇ 이 얘기 계속해도 될까요?= 니시 가나코 지음 전경아 옮김 을유문화사 352쪽/1만388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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