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식탁은 얼마나 윤리적인가요?

당신의 식탁은 얼마나 윤리적인가요?

이해진 기자
2016.12.17 06:32

[따끈따끈 새책]제3의 식탁…'미래의 식탁을 찾아 떠난 여정'

댄 바버는 미국에서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위대한 요리사'라고 평가받는다. 요리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상을 받을 만큼 뛰어난 요리 실력을 갖춘 것은 물론, 남다른 요리 철학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

바로 '팜 투 테이블'(farm-to-table). 요리의 기본은 식재료의 맛이고, 식재료의 맛은 그 배경이 되는 자연이라는 굳건한 믿음이다. 직접 농장을 운영하며 건강한 식재료로 요리하는 그는 10여 년 동안 뉴욕, 스페인 등 전 세계의 농업 공동체를 체험하며 건강한 식재료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그 여정을 책 '제3의 식탁'에서 토양, 대지, 바다, 종자 네 토막으로 풀어냈다.

예를 들어 맛있는 당근을 재배하기 위해 영양이 풍부한 토양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바버는 최고의 당근을 수확하기 위해 배양토를 가져오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당도0'의 당근을 수확하고 말았다. 미생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식물은 토양 미생물이 가장 먼저 영양을 섭취하고 나서 영양을 흡수한다. 그러지 못하면 식물은 건강할 수 없고, 이는 그 식물을 먹는 인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끝없는 전쟁과 무분별한 개별로 지난 수십 년 간 토양은 황폐해졌다. 당연히 여러 식물 먹거리의 질도 함께 떨어졌다.

바다도 마찬가지다. 플랑크톤이 넉넉하지 못한 바다에서 자란 숭어는 맛이 없을 수밖에 없다. 음식의 맛은 재료에서 나오고, 재료의 맛은 그 배경이 되는 자연에서 나온다는 당연한 논리의 재확인이다. 바버는 “우리는 해양 생물을 없애거나 관리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자신을 확장할 수 있다. 그와 같은 사고방식, 즉 새로운 ‘자기’에 대한 인식만으로도 ‘대지 윤리’와 함께 시작되는 지구에서의 삶에 온전히 접근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여행 끝에 바버는 우리에게 이전과는 다른 '제3의 식탁'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커다란 고기 한 덩이와 몇 가지 채소를 곁들인 전형적인 육류 위주 식탁이 '첫 번째 식탁'이었다. '두 번째 식탁'은 유기농 육류와 지역에서 재배된 야채로 차린 식탁이다. 맛도 좋고 지구에도 더 좋지만 음식의 구성은 첫 번째 식탁과 별 차이가 없다. 생태의 균형을 뒤흔들기는 마찬가지다.

그에 대한 답이 바로 ‘제3의 식탁. 즉 지구의 윤리를 지키는, 그래서 '지속가능한 식탁'이다. 바버가 만난 현명한 농부와 어부들은 제3의 식탁이 “우리의 인식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우리의 대지가 어떻게 힘을 잃었는지, 바다는 어떻게 오염되고 있는지, 그래서 지금 우리가 어떤 재료로 어떤 음식을 만들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 오늘 저녁 어떤 식재료로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지는 고스란히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제3의 식탁=댄 바버 지음. 임현경 옮김. 글항아리 펴냄. 672쪽/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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