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동물병원입니다~] 3. '반전 매력'의 고슴도치

1인가구가 늘고 많은 사람들이 바쁜 삶을 사는 요즘 학생들과 젊은 직장인들 사이 특수동물(고슴도치, 햄스터, 기니피그, 토끼 등)의 인기가 커지는 것 같다.
짖거나 우는 등 큰 소리를 내지 않아서 아파트 같은 곳에서 키워도 무난하고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아 어찌 보면 현대인에게 잘 맞는 게 이들이다.(외국에서는 그래서 포켓애니멀 poket animal 이라고 한다.) 고슴도치는 그 중에서도 인기가 많다.
사실 고슴도치를 왜 키울까 의아해 하는 분들도 많다. 가시 때문에 위험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될 것이다. 물론 고슴도치는 가시가 촘촘하고 날카로워서 처음엔 다가가기 어렵다. 그러나 조금만 친해지면 귀여운 얼굴을 빼꼼히 보여주는데 그 희열(?)은 아는 사람만 안다. 왠지 사람과 교감을 못할 것 같은 고슴도치, 이들에 대한 잊지 못할 사연이 있다.
#1. 특수동물병원이라 고슴도치 손님이 적지 않다. 하루는 유선염이 심한 암컷이 병원을 찾았다. 고슴도치는 주인 냄새에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에 통원치료가 더 낫지만, 보호자가 지방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어 고민 끝에 장기입원을 택하셨다.
일주일쯤 지났을까?
보호자 분에게서 연락이 왔다. "우리 고슴도치 잘 지내나요? 꿈에 고슴도치가 피를 많이 흘리면서 살려달라고 애원했어요."
마음 한켠에 통화 내용을 담아두고 출근을 했는데 먼저 와있던 병원 선생님들의 얘기에 깜짝 놀랐다. "원장님, 고슴도치가 피오줌을 많이 보네요."

밤사이 고슴도치가 멀리 있는 주인에게 텔레파시라도 보낸 것일까? 너무 신기해서 팔에는 닭살이 돋았다. 검사를 해보니 결과는 자궁축농증, 바로 자궁과 난소를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다행히 수술 경과가 좋아 지금은 건강하게 잘 지낸다.
이 아이는 내게 의미 있는 고슴도치로 남아 있다. 나 또한 고슴도치를 키우고 예뻐하지만 이 일로 고슴도치들에게 더 특별한 애정을 갖게 되었다.
#2. 다른 특이한 고슴도치 이야기이다. 이 아이는 밥을 잘 먹지 않는 좀 까다로운 성격이었다. 보호자 분은 아이가 지내는 박스에 조그만 구멍을 내어 그곳으로 사료를 불려주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하나씩 받아 먹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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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분은 고슴도치와 구멍을 통해 소통하기 시작했다. 이제 고슴도치는 배가 고프면 그 구멍으로 손을 내민다. "나 배고프다." 너무 귀여워서 보호자는 그때마다 사료를 집어 주었다. 그런데 배가 부르면 다시 그 구멍으로 손을 내밀어 바닥을 두드리며 손사래 친다고 한다. "고마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왠지 사막 같은 곳에서 땅 파고 벌레 먹고 혼자 지내는 모습이 상상되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고슴도치는 이렇게 '반전 매력'이 있는 아이들이다.

★팁: 고슴도치는요….
1. 야행성으로 밤에 놀아주면 좋아해서 바쁜 현대인들에게도 잘 어울립니다.
2. 고양이처럼 단백질대사가 우세해 고급 고양이 사료를 추천합니다.
3. 밀웜, 귀뚜라미 간식도 먹지만 많이 먹으면 간이나 신장에 무리가 갈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