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회장이 영화 무대인사에 나타난 이유

서정진 회장이 영화 무대인사에 나타난 이유

김건우 기자
2019.02.27 18:07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셀트리온홀딩스 등 '자전차왕 엄복동' 투자, 서 회장 VIP 시사회 올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왼쪽)이 지난 26일 서울시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서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왼쪽)이 지난 26일 서울시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서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

"감독과 배우들의 열정을 보고 13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지난 26일 서울시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하 엄복동)의 VIP 시사회의 무대인사에 나섰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첫 자체 제작, 배급 영화다. 이날 서 회장은 감독, 배우에 이어 맨 마지막으로 무대에 올랐다.

서 회장은 "내가 이 영화의 투자자다. 처음에 70억원이었던 제작비가 130억원으로 상승했지만 두 가지 이유 때문에 투자를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첫째는 감독, 배우의 열정이었고 두 번째는 자전거 경주로 앞 세대 사람들이 위로를 받았다는 점이었다"며 "배우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외부 투자 없는 셀트리온엔터의 첫 작품=영화 '엄복동'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승리를 거뒀던 실존인물 엄복동의 이야기를 그린다.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주인공 엄복동 역을 맡았고 이범수, 강소라 등이 함께 출연했다.

'엄복동'은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스킨큐어가 투자했다. 모태펀드 투자재원을 활용한 창업투자회사의 투자 없이 셀트리온그룹의 자체 자금으로 만든 셈이다. 투자 리스크가 높은 영화업계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제작사인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셀트리온의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엄복동'의 투자사인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서 회장이 지분 69.66%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상장 계열사와 별개로 전개하겠다는 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서 회장은 2016년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30억원을 투자해 큰 성공을 거뒀다. 당시 인천 제물포고 출신인 서 회장이 인천 소재 영화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투자했다는 분석이 있었지만 서 회장은 '애국심 고취' 차원에서 투자를 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영화 '엄복동'은 '인천상륙작전'을 닮았다. 실화를 소재로 했고 독립 운동가 캐릭터를 넣어 애국심을 주된 감성 코드로 제작됐다. 후반부로 갈수록 고조되는 애국심 감정을 두고 영화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배우 정지훈의 열연과 넘어야 할 산=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엄복동'은 개봉일인 27일 현재 예매율 6위를 기록하고 있다. 개봉 2~3주 차인 '증인'과 '사바하', 같은 날 개봉한 '항거:유관순 이야기'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이는 '엄복동'이 실존 인물을 미화했다는 비판부터 시사회 이후 캐릭터 개연성이나 CG(컴퓨터그래픽) 등이 아쉽다는 평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엄복동이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란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사람들이 엄복동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그의 자전거 절도 혐의가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앞서 2005년 조선 최초의 여류비행사 박경원을 소재로 한 영화 '청연'도 개봉 당시 친일 논란 등이 일면서 흥행에 참패했다. 당시 '청연'은 평단에서 한국 CG를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관객들은 개봉 전부터 영화를 외면했고 제작사는 100억원대의 제작비를 모두 손해보는 아픔을 겪었다.

그나마 영화 '엄복동'은 정지훈의 열연이 돋보인다. 정지훈은 영화를 위해 하루 8시간씩 7개월 동안 자전거를 탔다. 후반부 자전거 추격신이나 경주 장면의 긴박감을 살리는 건 정지훈의 역할이 컸다.

영화업계는 '엄복동'의 흥행 결과 이후 셀트리온엔터 행보에 주목한다. '엄복동'이 실패하더라도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지닌 서 회장이 더 공격적으로 영화 투자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셀트리온엔터는 차기 라인업으로 250억원대 제작비의 드라마 '배가본드' 등이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건우 기자

중견중소기업부 김건우 기자입니다. 스몰캡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엔터산업과 중소가전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궁금한 회사 및 제보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