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감정과 서사에 집중하는 아름다운 SF 그리고파”

“순간의 감정과 서사에 집중하는 아름다운 SF 그리고파”

김고금평 기자
2019.06.19 09:20

[인터뷰] 데뷔 1년 만에 첫 소설집 낸 김초엽 작가…“세계에 맞서는 개인 들여다보고 싶어”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다면'을 낸 김초엽 작가. /사진제공=허블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다면'을 낸 김초엽 작가. /사진제공=허블

머니투데이 주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2017)에서 중단편(대상)과 가작 2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은 김초엽(26) 작가가 첫 소설집을 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가장 수상작)이라는 제목을 달고 단편 7개가 수록됐다.

공모전에서 과학과 인문의 경계를 탁월한 솜씨로 넘나들며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은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문학의 노련함과 인간을 향한 따뜻함을 잃지 않는다. 포스텍 화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석사 학위를 받은 ‘과학도’인데도 기술보다 인간에, 우주보다 개인에 주목하는 시선은 한결같다.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개인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특히 개인이 세계에 맞서는 방식을 들여다보고 싶거든요. SF가 사회구조나 권력을 주로 다루는 장르인데, 제가 의도한 건 아닌데도 결국 사람의 이야기로 모이더라고요.”

SF의 특성상, 기술(技術)을 기술(記述)하는 능력이 장르적으로 요구된다. 하지만 그의 글쓰기는 SF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구성되는 게 특징. 과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쉽게 쓸 수 없는 특별한 능력이기도 하다.

18일 서울 광화문의 한 한식집에서 만난 작가는 SF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경외감’이라고 했다. “우주를 생각하면서 작은 ‘나’를 깨달을 때, 긴 역사 속에서 찰나의 시간에 ‘나’가 있다는 걸 깨달을 때 경외감이 생기거든요. 그 매력 때문에 계속 SF를 쓰게 되는 것 같아요.”

고교 진학 후 청각 장애를 앓은 작가는 대면 대화의 불편함을 딛고 글로 하는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고교 땐 수필을, 대학 시절엔 교지 편집 일과 과학 칼럼을 쓰는 등 늘 글쓰기와 친숙한 삶을 살았다.

그의 SF는 한편으론 쉽고, 한편으론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SF가 미학적 관점에서 다뤄질 수 있다는 사실도 이 신인 작가를 통해 제대로 전달된다.

“아름다운 SF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런 작품이 흔하진 않지만, 사람의 감각이나 순간을 포착하는 걸 좋아해요. 어떤 순간에 감정과 서사가 집중되는 구조를 만드는 편인데. 이럴 때 감동적으로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겠다 싶은 순간을 놓치지 않죠.”

단편에서 장편으로 넘어가는 게 그의 단기 목표다. 현재 ‘작가’라는 직업이 또 어느 날 어떤 직업으로 바뀔지 모른다는 그는 “살다 보면 여러 길을 걸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의 경계는 매력적이다. 소수자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릴 수 있는 원동력도, 과학 전공자가 깊은 인문학 향기를 뿜어내는 원동력도 경계에 선 그의 포용력 덕분 아니었을까.

첫 소설집 낸 김초엽 작가. 머니투데이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에서 2개 부문을 수상한 그는 이번 소설집에서 7개 단편을 묶어 세계에 맞서는 인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진제공=허블
첫 소설집 낸 김초엽 작가. 머니투데이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에서 2개 부문을 수상한 그는 이번 소설집에서 7개 단편을 묶어 세계에 맞서는 인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진제공=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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