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류는 한 때의 유행이 아니다

[기고]한류는 한 때의 유행이 아니다

박정렬 해외문화홍보원 원장
2021.11.17 03:50

지난 세기 한국이 제조업 부문에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면, 21세기인 지금은 다르다. 이제 한국은 우리의 말과 글로 이루어진 문화콘텐츠로 전 세계를 이끌고 있다. 방탄소년단(BTS)과 '오징어 게임'이 대표적인 예다. BTS는 얼마 전 세계 최고의 밴드 중 하나인 콜드플레이와 신곡을 발표하며 또 다시 빌보드 핫 100 1위에 올랐고, UN 총회에서 '퍼미션 투 댄스'를 공연하며 높아진 위상을 입증했다. '오징어 게임'의 성과 역시 만만치 않다. 94개국에서 넷플릭스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의 1억4000만 가구가 시청해야만 가능한 기록이다.

오늘날 우리 문화콘텐츠가 세계적인 극찬을 받기 이전에도 기억할만한 성과들은 많았다. BTS 이전에도 수많은 스타들이 세계무대에 올랐고,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기생충' 이전에도 수 많은 명작이 세계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20년간 쌓아올린 우리 문화콘텐츠들의 저력이 만들어낸 결과가 지금의 한류다.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는 파급력이 곧 문화의 힘이다. 그리고 문화의 힘을 입증하는 게 바로 우리 문화라는 것이야말로 진정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문화의 힘을 키우는 정부 정책의 일관된 기조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음'이다. 정부는 그동안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시행해왔는데, 인프라 구축·저작권 보호·해외수출 지원·공정한 생태계 조성 등 민간이 하기 어려운 일에 주로 집중해 왔다.

지난 13~14일 이틀간 열린 '2021 월드 케이팝 콘서트'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노력한 결과물이다. 샤이니 키, 엔시티드림, 에스파, 있지 등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관람하는 동시에 한식·뷰티·패션 등 또 다른 한국 문화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한국문화축제로 범위를 넓혔다. 공연과 더불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무대였던 2021 월드 케이팝 콘서트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한류 문화정책의 실제 구현 사례다.

앞으로 정부가 할 일은 한류의 지속가능한 토대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시상식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첫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이 한류 문화 종주국이 되기 위해 세계적 시상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 문화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지금, 한국에서 거행될 한류 시상식이 오스카나 그래미 시상식처럼 발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국가 이미지는 나라의 얼굴이자 국가경쟁력의 원천이다. 문체부가 해외문화홍보원을 통해 세계 27개국 32개소의 한국문화원과 함께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이유다. 오는 24일 남아공 한국문화원 신규개설을 계기로, 한국 문화가 세계 곳곳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한류는 우연이 만들어낸 기적이 아니며, 한 시절을 풍미하는 유행도 아니다. 창작자를 비롯한 업계 종사자들의 지난 노력들의 총합이며, 덕분에 우리 모두가 그 영광을 함께 누릴 수 있었다. 모두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 또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의 노력이 더해져 다음 세기의 한국에도 지금의 영광이 전해질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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