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세기 한국이 제조업 부문에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면, 21세기인 지금은 다르다. 이제 한국은 우리의 말과 글로 이루어진 문화콘텐츠로 전 세계를 이끌고 있다. 방탄소년단(BTS)과 '오징어 게임'이 대표적인 예다. BTS는 얼마 전 세계 최고의 밴드 중 하나인 콜드플레이와 신곡을 발표하며 또 다시 빌보드 핫 100 1위에 올랐고, UN 총회에서 '퍼미션 투 댄스'를 공연하며 높아진 위상을 입증했다. '오징어 게임'의 성과 역시 만만치 않다. 94개국에서 넷플릭스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의 1억4000만 가구가 시청해야만 가능한 기록이다.
오늘날 우리 문화콘텐츠가 세계적인 극찬을 받기 이전에도 기억할만한 성과들은 많았다. BTS 이전에도 수많은 스타들이 세계무대에 올랐고,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기생충' 이전에도 수 많은 명작이 세계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20년간 쌓아올린 우리 문화콘텐츠들의 저력이 만들어낸 결과가 지금의 한류다.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는 파급력이 곧 문화의 힘이다. 그리고 문화의 힘을 입증하는 게 바로 우리 문화라는 것이야말로 진정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문화의 힘을 키우는 정부 정책의 일관된 기조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음'이다. 정부는 그동안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시행해왔는데, 인프라 구축·저작권 보호·해외수출 지원·공정한 생태계 조성 등 민간이 하기 어려운 일에 주로 집중해 왔다.
지난 13~14일 이틀간 열린 '2021 월드 케이팝 콘서트'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노력한 결과물이다. 샤이니 키, 엔시티드림, 에스파, 있지 등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관람하는 동시에 한식·뷰티·패션 등 또 다른 한국 문화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한국문화축제로 범위를 넓혔다. 공연과 더불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무대였던 2021 월드 케이팝 콘서트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한류 문화정책의 실제 구현 사례다.
앞으로 정부가 할 일은 한류의 지속가능한 토대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시상식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첫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이 한류 문화 종주국이 되기 위해 세계적 시상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 문화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지금, 한국에서 거행될 한류 시상식이 오스카나 그래미 시상식처럼 발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독자들의 PICK
지금 818명 읽는 중
국가 이미지는 나라의 얼굴이자 국가경쟁력의 원천이다. 문체부가 해외문화홍보원을 통해 세계 27개국 32개소의 한국문화원과 함께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이유다. 오는 24일 남아공 한국문화원 신규개설을 계기로, 한국 문화가 세계 곳곳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한류는 우연이 만들어낸 기적이 아니며, 한 시절을 풍미하는 유행도 아니다. 창작자를 비롯한 업계 종사자들의 지난 노력들의 총합이며, 덕분에 우리 모두가 그 영광을 함께 누릴 수 있었다. 모두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 또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의 노력이 더해져 다음 세기의 한국에도 지금의 영광이 전해질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