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오늘이 온다

제헌국회 회의록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건국기간의 중요한 사건들을 분석해 기록한 책이 나왔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낸 권기돈 박사가 낸 신간 '오늘이 온다'는 1948년 5월에서 1950년 5월까지 제헌국회 기간 동안 일어난 중요한 사건들과 이 시기 제정된 중요한 법률들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제헌국회는 6차례 정기회기와 임시회기를 갖고 399차례 본회의를 열었다. 초대 국회의장, 초대 대통령, 초대 국무총리, 초대 대법원장이 뽑히는 과정이 회의록에 고스란히 담겨 있고 이 책은 그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됐다.
국회 속기록을 핵심 자료로 삼아 제헌국회를 미시적으로 분석했다는 면에서 이 책은 분명 차별점을 지닌다. 특히 생생한 당시 정치인들의 발언들을 통해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공과를 비교적 균형있게 평가했다.
저자는 "이승만은 무엇보다 상황의 정치인이었다. 상황은 과거의 인간 행동의 기반 위에서 현재의 인간 행동이 빚어내는 산물이며, 미래의 다양한 가능성을 가리키는 많은 기미들을 보여준다. 이 기미들을 잘 포착하고 그것들이 가리키는 방향을 잘 파악하는 것이 예지력 혹은 선견지명이다. 이승만은 기미들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기미들이 가리키는 방향을 잘 읽었다"고 적었다.
이 책에는 △ 대한민국 대통령제는 왜 국무회의나 국회의원의 국회 출석과 같은 내각책임제 요소를 많이 가지게 되었는가 △ 제헌헌법은 왜 사회주의적 요소를 많이 가지게 되었는가 등 역사적 질문에 대한 답도 나름 되짚어 기술돼 있다.
헌법을 만들 당시 우리나라 명칭으로 '대한민국' 외에도 '고려', '한국', '조선'이 후보로 거론됐다는 것도 흥미로운 발굴이다.
저자는 "제헌국회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모태였다. 적수공권으로 대한민국의 미래사를 써나가는 역사적 과업을 떠맡았다. 헌법을 만들어 대한민국 억만년의 터를 닦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절망적으로 거친 황무지에서 나라의 길을 내야 했다. 하나의 역경을 넘으면 또 다른 역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넘고 넘으며 나라의 길을 조금씩 열어나갔다. 제헌국회와 함께 오늘이 왔다. 제헌국회가 연 길의 한 굽이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서 있고 그 길은 앞으로도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제헌국회의원들께 나라의 길이 없는 곳에서 길 만드시느라 참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해드리고 싶다"는 헌시도 책에 남겼다.
◇오늘이 온다/권기돈/소명출판/4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