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마지막 어진화가 유품서 김홍도 그림 238년만에 발견

조선 마지막 어진화가 유품서 김홍도 그림 238년만에 발견

김지훈 기자
2026.06.01 20:54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김홍도의 '해동명산도첩' 중 '만물초 신수'.(국립중앙박물관 제공)/뉴스1 DB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김홍도의 '해동명산도첩' 중 '만물초 신수'.(국립중앙박물관 제공)/뉴스1 DB

조선 후기 대표 화가 단원 김홍도(1745∼1806년)의 잃어버린 그림들이 238년 만에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조선의 마지막 어진화가 이당 김은호(1892~1979)의 유품 창고에서 지난 3월 김홍도가 그린 산수화 초본 10점이 발견됐다.

이 그림들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해동명산도첩'(총 32점)과 같은 시리즈의 작품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로 약 40㎝, 세로 약 30㎝ 크기의 이 초본들은 김홍도가 1788년 정조(1776~1800 재위)의 명령을 받아 금강산과 관동팔경을 여행하며 그린 작품이다.

발견된 그림에는 '묘길상'(妙吉祥), '청심대' 등 금강산의 풍경 외에도 '오대산 월정사'를 비롯해 '오대산 중대', '설악산 비선대' 등의 아름풍경이 담겨 있다. 그림 곳곳에는 '명경대'(明鏡臺), '보덕굴'(普德窟) 같은 장소 이름과 숫자가 적혀 있어 기존 화첩과 같은 시리즈임을 증명한다. 모든 그림에는 김은호가 쓴 '단원선생득의작'(檀園先生得意作)이라는 글씨가 있어, 그가 김홍도의 최고 작품으로 여겼음을 보여준다.

김홍도는 동료 화가 김응환과 함께 여행하며 각각 100여 폭의 초본을 그렸고, 이를 바탕으로 왕에게 바칠 20m 길이의 대형 채색화 '금강산도권'을 완성했다. 하지만 완성작은 불타 없어졌고, 지금은 '금강사군첩'(총 60점)과 '해동명산도첩' 같은 초본만 남아 있다. 이번 발견은 사진으로만 전해지던 실물을 직접 확인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작품들이 조선 시대 진짜 풍경을 그리는 화법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

이원복 미술평론가(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는 이번 발견 소식과 관련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작품 사진을 받아 살펴본 결과, 장소명을 적은 필체 등을 볼 때 김홍도가 그린 산수화 초본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잃어버린 형제를 다시 찾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김홍도는 조선의 화성(畫聖)으로 풍속화와 산수화, 불화 등 모든 장르에 능했던 조선 시대 르네상스 맨"이라며 "이 대가가 초기에 어떻게 그림을 그렸는지에 대해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

한편 이번 창고에서는 김홍도의 작품으로 보이는 '미불배석도' 1점과 장승업의 '남극수성도' 1점, 허목의 편지 글씨도 함께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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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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