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천후도 마서영(23·리쥬란)의 앞길을 막아서진 못했다. 83번째 나선 대회에서 마서영이 첫 우승 감격을 누렸다.
마서영은 18일 경기도 이천시 H1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아이스버그골프·서울신문 오픈(총상금 15억 원)에서 최종 3라운드에서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성유진(대방건설)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23년 KLPGA 정규투어에 데뷔한 마서영은 4년 차, 정확히 83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을 다달성했다.
첫 시즌 27개 대회에 나서 무려 25번이나 컷 탈락했던 마서영은 결국 시드를 지키지 못했고 2025년 다시 복귀했으나 28번의 대회에서 20차례 컷 탈락하며 고전했다.
올 시즌에도 앞서 출전한 25개 대회에서 8차례 컷 탈락했고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와 오로라월드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공동 9위가 최고 성적일 정도로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으나 우승 상금 2억 7000만원이 걸린 시즌 막판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다음 시즌 투어 출전에 대한 걱정도 덜었다.

1라운드부터 4타를 줄이며 공동 2위로 시작한 마서영은 2라운드에선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한 타를 더 줄이며 단독 선두로 최종일을 맞았다.
이날은 경기 초반 극심한 기복을 보였다. 1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2번 홀에서 세컨드샷이 패널티 지역에 빠져 벌타를 받았고 3번 홀(이상 파4)에선 3번째 샷도 그린에 올리지 못해 결국 연속 보기를 범했다.
4번 홀(파4)에서 버디로 잡아내며 안정을 찾는 듯 했지만 5번 홀(파3)에서 숏퍼트를 놓치며 다시 한 번 보기로 선두 자리까지 내줬다.
이날 경기는 오전부터 극심한 악천후 속에 경기가 중단되기도 할 정도로 환경이 좋지 않았다. 타수를 잘 지켜내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마서영은 이후 남은 홀에선 모두 파를 지켜냈다.
결국 성유진과 동타를 이룬 마서영은 연장에 나섰다. 18번 홀(파4)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선 나란히 파를 기록했고 2차 연장에서 마서영은 파를 지킨 반면 성유진은 보기를 범하며 결국 승부가 갈렸다.
독자들의 PICK
지금 982명 읽는 중
우승 후 마서영은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대회 조직위에 따르면 마서영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고 꿈꾸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은 이 말 말고는 아무 생각이 안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스로를 노력파라고 평가하는 마서영이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연습하는 것을 보면서 비교해 봤을 때, 내 연습량이 절대 적지 않다고 생각해 왔다. 잘 안될 때는 새벽 6시부터 밤 9시까지 계속 연습했던 적도 있다"며 "그래도 잘 풀리지 않아서 '나는 확실히 감각적인 재능은 없구나'고 생각했다. 대신 나는 지구력에는 재능이 있는 것 같다. 골프의 감각적인 재능보다는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재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한 노력 덕분일까. 지난해에 비해 비거리도 많이 늘었고 그린 적중률도 향상됐다. 마서영은 "투어를 뛰어 보니 내 비거리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겨울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정말 많이 했다.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두 시간씩 웨이트를 했더니 거리가 자연스럽게 늘었다"며 "아이언 거리도 늘면서 더 짧은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그린 적중률도 높아지고 좋은 상승세로 이어졌던 것 같다"고 전했다.
시드를 지켜내는 것도 장담할 수 없었던 상황이지만 마서영은 침착히 이번 대회를 치렀다. "남은 두 대회가 나에게 굉장히 중요하긴 했다. 그런데 그런 것을 신경 쓴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샷 감도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나를 믿고 있었던 것 같다"며 "우승까지는 아니더라도 순위를 더 올릴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크게 흔들리거나 신경 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첫 정상을 우승 상금 2억 7000만원짜리 대회에서 이뤄냈다. 마서영은 "정말 인생 역전이 맞는 것 같다. 나에게 우승이라는 말은 되게 멀게 느껴졌고 항상 꿈같은 일이었다"며 "이번 우승을 계기로 열 단계 정도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플레이하고 경험해 봤기 때문에 앞으로 긴장감 있는 상황에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젠 우승자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다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남은 두 대회에서 우승을 하나 더 추가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마서영은 "또 오랜만에 마음 편하게 경기를 즐기면서 임해 보고 싶다. 지금까지는 너무 쫓기면서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골퍼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