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머물러, 머물어

[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머물러, 머물어

나윤정 기자
2006.06.08 18:23

“7일 아침에는 해안을 중심으로 짙은 안개가 끼면서 교통 소통에 불편을 주었습니다. 인천과 강릉, 군산의 가시거리가 1km 미만에 머물렀고, 특히 대관령에서는 앞을 거의 볼 수 없는 짙은 안개가 낀 하루였습니다.”

25도가 넘는 낮 기온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일기예보를 들어보니 후덥지근하고 안개 낀 어제와 달리 오늘은 전국적으로 비가 오면서 더운 날씨가 한풀 꺾일 거라고 하네요.

‘머물다’는 ‘도중에 멈추거나 일시적으로 어떤 곳에 묵다’ ‘더 나아가지 못하고 일정한 수준이나 범위에 그치다’라는 의미의 동사로, ‘머무르다’의 준말입니다. 따라서 ‘머물러’ ‘머물렀다’ 등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머물어’ ‘머물었다’라고 잘못 쓰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요.

‘머물다’에 모음 어미가 연결될 때는 준말의 활용형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표준어 규정 제16항과 그에 딸린 해설을 보면 ‘머물다, 서둘다, 서툴다’ 따위에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연결될 수 없다고 돼 있습니다. ‘서둘다’는 ‘서두르다’, ‘서툴다’는 ‘서투르다’의 준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머물러, 머물렀다’는 가능하지만 ‘머물어, 머물었다’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겠습니다.

다음의 예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왕의 남자’가 DVD로 발매되자마자 대여순위 1위에 올랐습니다. 비디오도 한 주간 2위에 머물러 있다가 바로 1위를 탈환했습니다.

* 갑작스러운 외박 지시에 선수들 상당수는 나가지 않고 숙소에 머물렀다.

* 그는 “현재 일본 경제가 가벼운 디플레이션에 머물러 있기는 하지만, 내수가 이끄는 경제 회복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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