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중순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으로 온 후 업무파악 하랴 경영 전략 세우랴 정말 정신없이 보냈다. 전 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열린 경영’을 선언하고 , “여러분 믿어 주십시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외치면서 조직의 미래를 약속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의 CEO인 나는 어떻게 해야 될까? 나와 같은 리더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라는 의문이 생겼고, 장고 끝에 마침내 오래 전 어느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그분의 말씀인 즉 리더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필요하고도 충분한 요건은 바로 형안(炯眼)이요, 또 다른 하나는 총이(聰耳)라는 것이었다.
‘형안’은 글자 그대로 밝은 눈을 뜻한다. 밝은 눈은 어떤 대상을 있는 그대로 투시하여 인식하는 눈이지만 한 조직의 리더에게는 무엇보다 사람을 알아보는 눈이다. 지도자에게는 무엇보다 이 눈이 중요하다. 사람을 한눈에 꿰뚫어 보는 안목, 이 안목이 조직을 미래 지향적으로 진화시키며 조직 혁신을 가능케 한다.
주어진 구체적인 상황과 업무에 있어서 조직원의 능력과 잠재력, 그 사람의 자질과 성향, 그 사람의 사회적 관념과 태도, 인격과 품위. 지도자는 이 모든 것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지녀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수많은 직원을 정확하게 볼 줄 알아야 직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그렇게 되어야 조직이 비로소 활기를 띄게 될 것이다.
‘총이’는 귀 밝음, 곧 밝은 귀다. 밝은 귀는 세상 사람들의 소리를 듣는 귀다. 누구나 귀가 있어야 말을 듣는다. 그러나 듣는 수준은 천차만별이기 마련. 주변 사람이 아무리 크게 외쳐도 못 듣는 귀가 있는 반면 크게 소리 지르지 않아도 알아듣는 귀가 있다. 열린 귀가 있고 닫힌 귀가 있는 것이다.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귀가 있고 듣기 싫은 소리는 절대로 듣지 않고 피해가는 귀가 있다.
결국 나 같은 공기업의 CEO라면 자기와 다른 의견이나 여론 등도 과감히 들어보는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다양한 목소리를 잘 들어서 정책 결정과정에 반영시킬 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알고 싶은 것만 아는 리더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교수님의 지적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도 소중한 가르침이다.
얼마 전 개봉해서 화제가 된 애정 영화의 카피를 보면 “통(通)하였느냐?”라는 것이 있었다. 기업 경영의 핵심인 마케팅에서도 중요 요인은 커뮤니케이션이며 그것은 바로 소통(疏通)아닌가? 결국 남녀의 애정문제뿐 아니라 조직의 경영에 있어서도 성공의 열쇠는 ‘서로 통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서로 통하려면 마음을 열고 잘 듣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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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를 태평성대로 바꾼 세종대왕의 리더십의 핵심은 무엇이었을까? 인재를 바르게 보고 선택하는 능력과 자신의 발언을 최소화 하고 신하들의 의견을 최대한 들어주는 열린 자세였다고 한다. 자신이 이끄는 규모에 상관없이 지도자라면 새겨들어야 할 덕목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