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개월 여 동안 숨 가쁘게 진행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지난 4월 2일 타결 선언으로 그 막을 내렸다. 그리고 약 석달 후인 6월30일, 양국의 통상대표는 협정문에 공식 서명했다.
이젠, 협상결과에 대한 찬반 논란보다 FTA 체결 이후 대두될 수 있는 정책적 이슈와 대응방안 마련 등 '포스트(post) FTA 정책' 또는 'FTA 후속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 지금까지 협상에 집중되었던 국가적 역량을 FTA 후속 대응체제로 신속히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한미 FTA 체결 이후의 바람직한 대응방안은 무엇일까. 한미 FTA체결로 요구되는 국내 법제도 보완 또는 재정비는 물론, FTA 협상내용이 원활하게 이행되는지에 대한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고 싶다.
미국은 자국이 체결한 다자·양자 무역 및 투자협정의 실효성과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제도적·전문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1980년부터 상무성 산하 국제무역청(ITA)에 통상이행센터(TCC)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WTO 체제가 본격화되고 지역무역협정이 증가하는 90년대 중반부터 협정 체결 상대국들의 협정 이행여부를 모니터하는 감시집행부(MEU)를 1996년 1월, 통상대표부(USTR)내에 설치해 변화하는 통상환경에 걸맞는 새로운 대응체제를 완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통상협상력은 이러한 제도적 뒷받침과 전문적 통상정보가 있어 그 위력을 발휘한다.
미국과 비교할 경우, 우리나라의 통상현안에 대한 정보수집, 관리, 통상 피해에 대한 시정노력의 체계화는 충분치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는 통상협상의 역사가 짧아 협상경험과 통상전문가의 절대부족이 큰 이유이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원활한 의견수렴 및 이해반영의 제도화가 더딘 현실도 한몫을 하고 있다.
정부의 통상정책은 여전히 행정부에서 결정되는 수직적이고 경직된 구조에서 이뤄지고 있어 민간의 참여도가 낮은 편이다. 또한 통상현안에 대한 정보의 체계적 관리가 미흡해 수시로 반복되는 통상현안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어렵게 타결한 한미 FTA 협상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우리가 FTA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미국이 이행을 소홀히 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우리의 이익이 침해되고 있지는 않은지,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필요시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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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정부는 통상협정의 소비자인 국민으로부터의 의견수렴과 이를 적극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정부가 관련 산업과 기업들의 이해를 일일이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부문의 의견전달 통로를 활성화하고 특히 독립적 연구기관의 연구나 민간 전문가의 참여를 제도화해 이들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통상현안에 대한 자료구축 및 데이터베이스화를 통해 통상현안에 대한 대응력을 축적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통상선진국으로, 한미 FTA 체결을 계기로 자국 산업의 이해를 우리나라에 더욱 관철하려고 할 것이다. 아직 한미 FTA 비준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우리의 통상현안 대응력을 강화해 한미 FTA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