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혼란이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전개되고 있다. 전례없는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주가 급락 등 불안심리를 촉발하고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경제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의 장기 침체를 걱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외환시장의 급한 불은 껐으나 여전히 불안 심리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도 1100~1200 포인트를 오가면서 불안한 모습이다. 제2금융권과 중소기업은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고, 내수부진이 가속화되면서 성장은 위축되고 고용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 3일 내년 추가 재정지출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세제지원을 빼더라도 내년에만 11조원을 추가로 투자키로 했다. 재정의 경기대응 기능을 강화하고 일자리 창출 및 내수 진작을 통해 국제금융시장 위기로 인한 외환·금융시장 불안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게 목표다.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고 국내 실물경제가 침체 일로에 있는 현 시점에서 중소기업과 서민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추가 지출 11조원 중에서 4조6000억원을 주로 지방의 도로, 철도, 항만, 수자원 부문 등 사회간접자본(SOC) 부문에 투자해서 경기 침체의 여파가 상대적으로 큰 지방의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은 현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중요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SOC투자는 높은 전후방 연관효과로 생산유발 및 고용창출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일반 제조업의 생산유발효과가 1.972, 취업유발효과가 10억원 투자당 12.1인데 반해, 건설업의 경우 1.980과 18.7로 더욱 높게 나타난다.
예정대로 SOC에 투자하면 그만큼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다는 것이며, 저소득층에 대한 일회성 복지예산 지원에 비해 미래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더욱이 수도권에 비해 취약한 지방에 중점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지방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물류비 절감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에서는 지나친 SOC투자 확대가 아닌가라는 지적이 있으나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연방교통시설투자은행 설립을 통해 600억 달러 이상의 기금을 확보해 낙후된 도로, 철도 등을 수선 또는 신설하겠다고 공약했으며, 중국도 철도건설에 400억 달러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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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효율이 높은 철도투자를 늘리고, 지역균형발전을 촉진시키는 광역경제권 지원 및 장래 경기회복과 함께 예견되는 교통혼잡에 대한 선제적 해소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다만 이런 SOC 추가 투자가 기대하는 효과를 얻으려면 몇가지 측면에서 추진 상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SOC 투자의 우선순위 등 정책결정의 투명성과 객관성이 확보돼야 한다. 또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서 SOC 투자를 늘리는 만큼 사후평가 강화 등 투자 효율성을 점검할 수 있는 장치도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투자효율성이 수도권에 비해 낮은 지방 SOC사업이 많기 때문에 개별 사업의 BC(비용대비 효익) 비율보다는 네트워크 연결 등의 정책적 요구 사업들이 추가적으로 선택돼 추진됐으면 한다.
더 나아가 녹색성장이라는 국정 방향에 일치하도록 도로보다는 철도, 항만, 뱃길 정비 등 친환경적 교통수단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지도록 사업간 투자배분 비율을 조정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SOC사업은 투자의 지속성도 반드시 담보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해에 예산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투자의 90%가 지방에 집중 투여되는 점을 감안할 때, 수도권에서는 규제완화를 통해 이에 상응하는 경제효과를 내야한다. 그래야만 서로 상생하는 환경이 조성돼 전국민이 하나되어 국난을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