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어디로 갈까

한미FTA, 어디로 갈까

송선옥 기자
2009.11.19 15:12

오바마 "불균형 우려"… 李대통령, 車 재논의 시사하며 농업·서비스 언급

- 李대통령, 농업·서비스 등 한국측 불리한 부분 언급

- 한·EU FTA 언급, 비준 지연때 美실익 감소 가능성 밝혀

-"재협상 빌미라기보다는 오히려 美의회·행정부 압박용"

19일 청와대에서 이뤄진 30분간의 한미 정상회담은 양국의 관심을 반영한 듯 많은 부분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채워졌다.

특히 이 자리에서 양국 정상은 양국 관계강화를 위해 한미FTA의 진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무역의 불균형'을, 이명박 대통령은 '재협상' 가능성을 언급해 한미FTA의 갈 길이 멀었음을 시사했다.

◇불균형 vs 재협상=오바마 대통령은 양국 관계강화를 위해 무역 '불균형' 문제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진전을 위해 많은 논의를 하고 있고 팀을 구성해 장애가 되는 모든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엄청난 무역 불균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는 무역 불균형이 그렇게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전 아시아 차원에서 보면 큰 문제이고 미국 의회가 보기에 일방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자동차 시장 추가개방 등 성의표시가 없을 경우 미 의회의 FTA 비준이 쉽지 않을 것임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에 이 대통령은 더 강한 어조로 받았다. 농업, 서비스 등 한국에 불리한 협상분야를 언급하며 오히려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

이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의 자동차 협상에 문제가 있다면 다시 얘기해 볼 수 있다"면서도 "한국에서도 서비스업과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FTA를 반대하고 있는데 그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한미FTA를) 긍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자동차 문제를 자국에 불리하다고 한다면 한국도 서비스와 농업 분야의 재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미FTA 자체를 정면으로 흔들 수 있는 발언인 셈.

하지만 이 대통령의 발언이 실제 재협상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미FTA 비준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미국 의회와 행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배석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도 "'한미간 자동차 협상에 문제가 있다면 다시 얘기해 볼 수 있다'는 이 대통령의 말은 재협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저쪽(미국 측)에서 문제 제기를 하니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EU FTA 언급 이유는=이 대통령은 "한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유럽연합(EU)과 자동차 협상도 성사시켰다"고 말해 한·EU FTA가 먼저 비준될 경우 미측의 실제적 이익이 줄어들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양국의 이익을 위해 한미FTA의 빠른 비준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서진교 대외경제연구원 무역투자정책실장은 "재협상의 빌미라기 보다는 농업 서비스 등을 언급함으로써 미국 의회와 행정부를 적당히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상반기 비준을 위해 앞으로 두 달간 우리가 총력전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국은 지난 2007년 한미FTA 체결 당시 한국이 자동차 전 분야의 관세 8%를 발효 즉시 철폐키로 했으며 미측은 3000cc 미만 승용차 관세(2.5%)는 즉시 철폐하고 3000cc 이상은 3년내 철폐키로 했다.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한미FTA와 관련해 한국에 구체적인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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