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모든 행정기관이 새해 업무계획을 작성하느라 분주하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예외가 아닌데 내년에는 시장구조 개선, 담합(카르텔) 근절, 서민과 중소기업 보호, 소비자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먼저, 기업이 자유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제를 정비해 경쟁을 촉진할 것이다. 주로 보건·의료, 금융, 유통, 에너지처럼 경제에 큰 파급효과를 미치는 분야를 중심으로 개선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 또 각 행정기관의 하위 규정이나 조례·규칙 등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내용의 규제가 신설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심사해 시정할 계획이다.
경기 회복과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합쳐지면 독과점 구조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국내외 대형 M&A를 신속히 심사해 구조조정을 지원하되, 경쟁제한성이 있는 M&A에 심사역량을 집중해 독과점 형성을 방지할 것이다.
둘째, 경쟁해야 할 기업끼리 서로 가격 인상 등을 담합하는 행위를 근절해나갈 것이다. 생필품이나 생계비 비중이 큰 서비스 등 서민생활 관련 품목, 원자재와 산업용 기자재 등 기업 활동과 밀접한 품목을 중심으로 집중 감시하려고 한다.
글로벌 경제에서 증가하는 국제카르텔에 대한 대응도 강화할 것이다. 이를 위해 수입의존도가 높은 업종의 가격동향 등을 상시 점검해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셋째, 서민과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취약분야별로 발생하는 문제점을 개선할 계획이다. 예컨대 항공사의 마일리지 이용 제한, 금융상품의 부당 표시·광고와 약관, 전자상거래의 소액 피해문제, 상조·다단계분야의 소비자 기만행위 등을 중점 감시하려고 한다.
불공정 하도급행위를 시정하기 위해 조사대상을 대기업에서 1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고, 부당하게 단가를 인하하거나 핵심기술을 탈취하는 행위 등을 방지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또 '하도급계약 추정제도'를 원활히 시행해 계약서 없이 구두로 발주하는 관행을 근절하고, 대·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하도록 상생협약 체결을 공기업과 유통업체 등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한편, 유통·가맹 분야에서 납품업체에게 분실상품의 추가 납품을 강요하거나 창업희망자에게 허위·과장 정보를 제공하는 불공정행위 등을 적극 시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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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비자의 합리적이고 책임지는 소비가 기업과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원동력이 되므로 소비자의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소비자에 대한 올바른 정보제공을 확대하고, 녹색소비여건을 조성하려고 한다.
'온라인 소비자종합정보망'을 구축해 각 기관에 산재된 소비자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생필품 가격정보 시스템'을 통해 라면, 삼겹살 등 70여개 주요 생필품의 지역별·유통업체별 가격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소비자원, 소비자단체, 지방자치단체의 소비자 상담전화를 하나의 번호로 연결하는 '소비자상담센터'를 마련해 품목별?유형별 사례를 포괄하는 종합 상담기능을 수행할 것이다.
또 녹색소비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녹색상품 광고시 CO2 배출량 등 녹색관련 중요정보의 제공을 의무화하고, 에너지 절감효과 등 녹색항목에 대한 비교정보를 제공하여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을 유도하고자 한다.
잘 사는 나라와 가난한 나라는 생산성에 차이가 있고, 생산성의 차이는 경쟁의 정도에서 비롯된다. 이는 맥켄지사의 루이스(Willaim W. Lewis)가 세계 13개국을 실증 분석하여 얻은 결론이다.
우리 경제가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재도약하려면 경쟁의 정도를 높이는 것이 긴요하고, 이를 위해 공정거래법의 엄정한 집행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