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5일 상견례 자리에 참석했던 재정부 고위간부는 이날 저녁 기자에게 "두 기관이 한 배를 탔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거시경제 전반을 총괄하는 두 사령탑이 환율 금리 물가 성장 등 거시정책 전반에서 협조를 강화하는 게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 물론 그는 전임 이성태 한은 총재 시절에도 양 기관이 서로 잘 협조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윤 장관과 김 총재의 회동 이후 거시정책 전반에서 우호적 협력 분위기가 도처에서 감지되고 있다. 당장 한국은행이 오는 20일 재정부의 올해 5% 경제성장을 지지하듯 4.6%의 기존 경제성장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출구전략의 마지막 수순인 기준금리 인상도 '민간부문의 자생력이 회복될 때까지 미루자는' 재정부의 입장이 수용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대다수 시장 참가자는 금리인상이 오는 11월 주요 20국(G20) 정상회담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정책에서도 양자의 우호적인 협력이 예상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난 4년간 환율안정을 위해 정부가 고군분투했지만 한국은행의 가시적인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존재이유와 정책수단이 상이한 두 기관의 갑작스런 밀월관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공조 못지않게 양자의 견제와 균형도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자칫 지나친 밀월관계가 '성장우선주의'로 비춰지면서 한국은행의 존립이유가 훼손될 수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올해 최우선 정책 과제로 내세우는 재정부와 '화폐가치 보전'이 설립목적인 한국은행의 지나친 밀월은 물가안정의 희생을 전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양자 간 정책공조가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인식되면서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다시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민간부문의 자생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위주의 정책공조로 자산버블이 발생할 경우 적극적인 대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 경제라는 한 배에 올라 탄 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는 지혜를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