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타임오프 갈등'…깔끔하지 못한 마무리

[기자수첩]'타임오프 갈등'…깔끔하지 못한 마무리

신수영 기자
2010.05.02 18:30

"(이번에 결정된 타임오프 한도 결과는) 노동계와 경영계의 의견을 절충한 것으로 협상의 산물이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솔로몬의 지혜를 얻는 과정이었다."

김태기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장(단국대 경제학과 교수)은 2일 정부 과천 종합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지난 1일 새벽 노동계 반발 속에 표결로 결정된 타임오프 한도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이날 결정된 안에 노사 모두 반발하고 있다. 새로운 '분쟁'의 씨앗이 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노동계는 이번 결과가 법정 결정 시한인 30일 자정을 넘겨 투표로 의결됐다며 "무효"라고 주장한다.

경제 4단체는 성명을 내고 "노동계 반발을 의식해 정치적으로 결정이 이뤄졌다"며 타임오프 한도를 더 줄여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기권 처리된 노동계 5인의 표 외에 반대표 1표는 경영계일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지난해 12월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가 복수노조와 타임오프 시행(노조법 개정)에 합의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당시 합의문은 "노사 각자가 서로의 이해관계를 벗어나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고 임태희 노동부 장관도 수차례 '합의 정신'을 강조했다. 하지만 '타임오프발 갈등'은 합의가 서류가 아닌 각 당사자들의 가슴에 담기기에는 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이번 근면위의 결정 과정은 취지가 어쨌든 '날치기 투표'라는 오명을 받으며 합의 궤도에서 이탈한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국민과 약속한 시한을 넘길 수 없어 (논란 소지가 있음에도) 표결을 선택했다"고 설명했지만 뭔가 찜찜하다. 노동계는 법적 대응도 불사할 태세로 또다른 혼란이 우려된다.

또 아쉬운 것은 임 장관의 태도다. 임 장관은 지난해 노조법 개정 당시 남다른 헌신을 통해 '보이지 않는 중재자' 역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딸 결혼식 전날 밤에도 노동계 인사들을 만나 개정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임 장관은 이번 근면위의 전격 결정에 대해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노동계의 노동절 행사에 참가, '어제 밤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을 몰랐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타임오프 한도 결정과 관련해 주무부처의 수장이 뒷짐을 지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몰랐어도 문제고, 알면서 슬쩍 지나치길 바란 것도 문제일 터다. 깔끔한 마무리가 아쉬운 타임오프 결정이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