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상장관, FTA 막판 진통···車 연비 완화

한·미 통상장관, FTA 막판 진통···車 연비 완화

송정훈 기자
2010.11.09 20:11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위한 통상장관회담이 이틀째 열렸지만 일부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하루 더 협상을 갖기로 했다. 하지만 최대 쟁점이었던 자동차시장 추가 개방과 관련, 환경기준을 일정수준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 최종 타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석영 통상교섭대표는 9일 저녁 외교통상부에서 브리핑을 갖고 "어제에 이어 오늘도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수차례 만나 양측 입장을 협의했지만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다"며 "내일까지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표적인 쟁점으로 자동차 분야를 꼽았다. 최 대표는 "미국 측은 자동차 연비와 온실가스 기준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기준이 정당한 정책에 따른 것이지만 소규모 자동차 제작자의 장벽으로 작용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의 발언은 양측이 최대 쟁점인 자동차 분야에서 일부 이견을 보이면서 막판 조율을 벌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은 연비 및 배기가스 배출 등 환경기준과 관련, 미국산 자동차의 판매량에 따라 환경기준 적용을 일정 부분 유예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은 오는 2015년부터 적용되는 한국의 자동차(10인승 이하) 환경기준인 '연비 ℓ당 17㎞ 이상, 배기가스 ㎞당 140g 이하'가 자국의 ℓ당 15㎞ 이상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면제를 주장하고 있다.

안전 기준에서도 미국은 판매량이 6500대 이하인 자동차에 미국의 안전기준을 적용하기로 한 조항에서 판매량 기준의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판매량에 따라 적용 시기를 단계적으로 유예하는 방안으로 맞서고 있다.

다만 관세환급제도는 관세환급(duty drawback) 상한을 5%까지 제한하는 선에서 양국이 타협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당초 관세환급제도의 폐지를 강하게 주장하다 축소로 입장을 바꿔 타협이 이뤄졌다.

최 대표는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도 소규모 자동차 제작자에 대해 예외 조치를 인정하고 있다"며 "(미국차에 대한) 환경기준을 완화시켜주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덧 붙였다. 이어 "자동차 연비 등의 기준 완화는 FTA 협정문과 관련이 없으며 정당한 환경 정책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우리 측의 양보에 호응해 미국은 월령 30개월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자국 쇠고기 수입규제에 대해 전면수입 개방을 요구하지 않아 '쇠고기 문제는 FTA 협의와 별개'라는 한국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와 관련, 최대표는 "통상장관 회담에서 쇠고기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며 미국의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양측은 10일 통상장관회의에서 현안을 타결한 뒤 1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의 조속한 발효를 위해 노력한다는 합의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권이 이번 협상을 "밀실협상에다 일방적인 양보에 그쳤다"며 한미 FTA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막판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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