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쟁점 타결 위한 실무협의가 쇠고기 문제에 막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다만 여전히 압박용 카드라는 관측과 함께 자동차 연비 등 일부 쟁점에 사실상 합의한 상태여서 11일 서울 G20 정상회의 직전 극적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0일 사흘째 통상장관회의를 가졌지만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미국은 이날 회의에서 현재 월령 30개월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규제 해제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미국이 쇠고기 개방 요구를 본격적인 쟁점으로 다시 내세운 것이다. 한국은 쇠고기는 논의 대상이 아니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양측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실무급 협의에 이어 지난 8부터 이틀간 통상장관회의에서 쇠고기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 그 동안 미국의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 요구는 자동차 등 다른 쟁점을 수용하도록 하는 '압박용 카드'라는 지적이 우세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미 FTA와 쟁점과 관련 "미국이 끊임없이 쇠고기 문제를 끌고 가려고 푸시를 해 오고 있다"며 미국이 쇠고기 시장 개방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강력 시사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쇠고기는 FTA와 별개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쇠고기를 포함해 아직 합의된 게 별로 없다"고 말해 미국이 쇠고기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여전히 미국이 최대 쟁점 중 하나인 자동차분야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해 '압박용 카드'로 사용하고 있다는 관측은 여전하다. 미국이 정치권과 자국 축산업계 등의 한국 시장 개방 요구가 거세지자 이를 의식해 막판에 쇠고기 개방 카드를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반면 자동차분야에서는 한국은 자동차 환경기준에서 판매량이 1만 대 이하인 미국산 자동차 제작사에 대해 환경기준 적용을 2015년 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안전기준의 경우 연 판매량이 6500대 이하인 제조사에 적용되는 한국의 자기인증 범위에 대해 판매량 기준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밖에 관세환급제도의 경우 관세환급율을 5%까지 제한하고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해 스냅백(관세철폐환원조치)을 적용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합의 내용은 협정문 부속서나 통상장관 간 양해서한 교환 등을 통해 반영하기로 했다. 미국은 당초 협정문의 법적 구속력을 담보하기 위해 합의 내용을 협정문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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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한 통상 전문가는 "이번 실무협의가 미국 측 아젠다(의제)인 자동차와 쇠고기만 놓고 논의를 벌였다"며 "한국은 실무협의 전에 이미 연비와 환경기준을 양보하고 회의를 마무리하기로 내부적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