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수치심 느끼는 환자들의 '반란'

[현장클릭]수치심 느끼는 환자들의 '반란'

최은미 기자
2010.12.2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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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실험대상인가" vs "교육 못 받은 의사 배출돼도 문제없나"

의사면허를 취득한 후 특정 분야 전문의가 되기 위해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실이나 수술실을 참관하며 교육받는 전공의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몸 아픈 환자를 '교재' 삼아 교육하는 것은 환자의 인격권을 외면하는 처사라는 여론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임신부나 비뇨기과 환자 등 신체의 치부를 노출해야 하는 치료를 경험해본 적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전공의 실습교육' 비난여론이 거세다. 최근 주부 150명이 교육받는 전공의들의 경우 진료실 출입 전 사전동의를 받도록 하는 법안 발의에 지지하는 서명부를 작성, 제출하기도 했다.

양승조 민주당 의원은 전공의들의 진료실 출입 사전동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하기 위해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다. 교육 등을 이유로 진료실에 출입할 경우 출입자 본인의 신상정보와 역할에 대해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구두나 서면으로 동의받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환자의 인격권과 함께 환자의 알권리를 위해서다. 누가 와서 무슨 목적으로 무엇을 보고 가는지 정도는 환자가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반대하고 있다. '현실을 몰라서 하는 얘기'라는 주장이다. 대학병원은 진료뿐만 아니라 교육과 연구 역할도 필수적인데 진료 때문에 교육을 포기할 순 없다고 말한다.

모 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환자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교육받을 기회를 그만큼 박탈당하는 셈"이라며 "대학병원의 설립목적은 진료만큼 교육도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의술이 곧 인술인데 그 인술을 펼칠 사람을 교육할 장이 없어진다면 의료의 명맥이 끊긴다는 우려다.

'3분 진료'하는 현실에서 사전에 설명하고 사전동의 받는 일에 투자할 시간여유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선택사항'으로 두면 동의해주지 않는 환자가 대다수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산부인과학회 측은 "서면동의를 받기 위해 환자들에게 일일이 설명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전공의는 교수와 진료를 함께 하는 한 축인데 동의를 받는 과정 자체가 전공의를 의사로 보지않는 문제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대학병원은 진료만큼 교육도 중요하다. 환자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만큼 의사들을 제대로 교육시켜 현장에 배출하는 막중한 의무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대상이 되기 싫거든 대학병원 오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의사들의 주장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교육의 대상이 돼야하는 환자들 심정을 헤아리는 데 지금까지 너무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는 있다.

가족들에게도 보여주기 힘든 치부를 여러 의사들 앞에 보일 때 환자들이 느꼈을 '수치심'과 의술의 연속성을 위한 딜레마를 이제부터는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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