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등록금·학원료·유치원비 동결 등 단기대책 시장메커니즘 왜곡 우려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물가가 고공비행을 지속하자 정부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등은 10일 새 경제팀이 꾸려진 후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경제금융점검회의, 일명 서별관 회의를 열어 물가안정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11일 '설 물가대책'과 13일 부처합동 '물가안정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물가와의 전쟁'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지는 한편 마지막 조율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물가 중점 과제…속도전 예고=한은 발표에 따르면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5.3% 올랐다. 2008년 12월 5.6%를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처럼 물가 불안 우려가 고조되자 서별관 회의 참석자들은 물가 안정을 올해 경제의 최대 중점 과제로 챙기기로 합의했다. 새로 임명된 경제팀이 과거 재무부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나올 물가 대책들도 효율적이고 빠른 속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이 최근 간담회에서 "이번 경제팀 인선은 속도와 스피드에 중점을 둔 것 같다"고 밝힌 것처럼 향후 물가 정책에서도 이러한 점들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은 이날 11일, 13일 연이은 물가안정대책을 참석자들에게 설명했고, 김동수 위원장은 공정위를 물가감시 체계로 전면 개편한 배경과 더불어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물가 불안이 1분기에 가장 심할 것으로 보고, 중앙 및 지방 공공요금 동결과 대학등록금·학원비·유치원비 동결 및 인상 최소화를 통해 상반기 물가를 잡는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또 국세청과 공정위를 통한 생활필수품 사재기, 담합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키로 했다.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적발되면 강력히 처벌하는 등 행정적인 제재 수위도 높이기로 했다.
◇ 불거지는 관치 논란=공공요금 전면 동결에 이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나서 대학에 등록금 동결을 압박하는 등 정부의 물가 차단 노력이 본격화되자, 관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과도하게 시장에 개입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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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공개될 물가안정 대책이 금리 인상을 통한 유동성 흡수, 환율 절상을 통한 수입 물가 인하 등 근원적 대책보다는 단기적·인위적 대책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시장의 가격결정 구조와 기업경영 의지를 훼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요금 인상을 인위적으로 막을 경우 공기업 경영이 악화돼 결국 정부 재정이 투입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 경우 국가 재정건전성 악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 경제 전문가는 "식료품값 인상 시점 분산, 공공요금 동결, 대학등록금 동결, 담합 강력 단속은 시장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제약할 것"이라며 "한 품목의 가격을 규제하면 다른 곳에서 가격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오히려 시장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