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박재완 장관 '나는 포수다'

[기자수첩]박재완 장관 '나는 포수다'

김경환 기자
2011.06.08 18:01

'야구광'으로 알려진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포수 역할론'을 제기했다. 박 장관은 "평소 대통령은 감독, 재정부는 포수라고 생각해 왔다"며 "포수는 내야 수비를 지휘하고 투수도 리드하면서 결정적 실책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포수는 체력 소모가 가장 많은 포지션이지만 재정부의 엄중한 소명에 비춰보면 그 정도는 감내해야 한다"며 "경제부처, 나아가 내각 전체와 호흡을 맞추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포수가 야구 경기를 조율하고 이끌어 나가는 것처럼 재정부 역시 경제부처의 선임 부서로 각종 정책을 리드하고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 장관의 '포수 역할론'에는 부처 간 이해관계가 걸린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부처 간 이견이 있는 주제에 대해서는 의결 안건이 아닌 토론 안건으로 상정해 기탄없이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언급은 설득을 통해 합의점을 찾겠다는 각오를 대변해준다.

박 장관의 조율 능력은 당장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무산될 위기에 처한 일반의약품의 슈퍼마켓 판매를 약사회의 반대를 뚫고 성사시켜야 한다. 논란이 커지고 있는 반값 등록금에 대한 해법도 제시해야 한다.

박 장관은 일반의약품의 슈퍼마켓 판매에 대해서는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복지부가 약사회 압력에 굴복해 한발 물러섰지만, 그 과정에서 대안으로 제시된 의약품 재분류를 통해 보다 진전된 안이 나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현행 의약품 분류를 조정해 일반의약품 가운데 가정상비약을 약국 이외 장소에서 팔 수 있는 의약외품으로 전환하거나 전문의약품-일반의약품-의약외품 분류체계에 '약국외 판매 의약품' 항목을 추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박 장관은 반값 등록금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전체적으로 가계의 대학등록금 부담을 줄이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대학의 경쟁력 향상, 대학 자구노력 극대화, 재정의 지속가능성 등을 복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고 언급, 고민이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재정건전성을 위해 민감한 시기인 만큼 기부금 등의 대안 쪽에 무게중심을 둘 가능성이 커 보인다.

'포수'의 역할을 맡은 박 장관이 눈앞에 산적한 난제들을 어떻게 조율해 갈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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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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