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시설 측 고의나 중대과실로 발생한 사건·사고는 시설이 책임져야"
앞으로 노인요양시설의 고의나 중대 과실로 요양환자가 다치거나 사망한 경우, 시설 측이 책임져야 한다. 또 입소 노인이 월 이용료를 체납하더라도 일정 기간 동안 납부를 독촉한 후에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서울·경기 지역 중소 노인요양시설의 계약서에 대한 전면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41개 요양시설이 환자에게 불리한 약관조항을 사용하고 있음이 확인돼 시정조치 했다고 12일 밝혔다.
현재 해당 노인요양시설은 위원회의 조치를 받아들여 약관조항을 수정 또는 삭제한 상태다.
우선 요양시설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한 경우, 시설 측은 전혀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한 조항이 문제가 됐다.
일부 노인요양시설은 입소자가 주로 노인성 질환을 갖고 있고, 질병악화, 상해 등 사건·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사망이나 부상 등 사건·사고의 발생에 대한 사업자의 책임을 무조건 면제시키고, 이의제기를 못하도록 명시했다.
하지만 이는 보험공단으로부터 많은 재정지원을 받고 있는 요양시설 운영자가 당연히 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입소노인들을 불안하게 할 수 있는 불공정한 조항이라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해당 약관은 시설 종사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부상 등은 시설이 배상하고, 입소자의 자연사망이나 천재지변 등에 의한 부상 등의 경우에만 시설의 책임이 없는 것으로 수정됐다.
계약서의 해석을 두고 다툼이 발생했을 경우, 시설 측의 유권해석에 따른다는 조항도 불공정하다는 지적을 받아 삭제됐다.
공정위는 "약관이란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사전에 작성한 계약조건이므로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작성될 가능성이 있다"며 "또 명확하게 해석되지 않는 조항은 원인제공자가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월 이용료 미납시 즉시 계약을 해지하는 조항은 상당한 기간을 두고 납부를 독촉한 후에야 해지할 수 있도록 수정됐다.
계약이 해지되면 시설에서 퇴소해야 하는데 입소고객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고객에게 불리하다는 것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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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부득이한 사정으로 소송이 제기될 경우, 시설 측의 관할법원으로 한다는 조항은 민사소송법에 따라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정하도록 수정됐다.
이순미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요양시설업자의 상당수가 영세한 개인사업자로 법위반에 대한 인식 없이 관행적으로 불공정약관을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번 조치로 위반사업자 모두가 즉시 자진 시정함으로써 시정효과가 바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앞으로 보건복지부, 사업자 등과 협의해 노인요양시설 관련, 표준약관을 제정해 보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