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구두개입서 실력행사로 "1200원 사수"

외환당국, 구두개입서 실력행사로 "1200원 사수"

김진형 기자, 김유경
2011.09.23 16:39

(종합)마감 직전 강력한 개입, 환율 5일만에 하락 반전시켜

'때린다 때린다' 겁만 주다가 정말 때렸다. '구두개입'으로 경고하던 외환당국이 23일 실력행사에 나섰다. 치솟던 원달러 환율의 방향을 틀어 버릴 정도의 강력한 개입이었다. '곡소리'나는 외환 딜러가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들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쏠림현상이 과도하다'는 당국의 판단이 말만이 아님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치열한 전투, 요동친 환율= 이날 외환시장은 역외매수와 외환당국의 싸움이 극적으로 반영된 하루였다. 장마감 직전 거래량이 폭주하면서 데이터 전송이 2분이나 지연될 정도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환율은 전날보다 15.2원 오른 1195원으로 장을 시작했으나 당국 개입으로 개장 1분만에 1150원으로 급락했다. 하지만 환율은 코스피 급락과 함께 곧 상승세로 가닥을 잡고 오전 10시 이후부터 1196원까지 상승하는 등 장 마감 3분 전(1194원)까지 꾸준히 1190원대를 유지했다.

장마감 2분전(오후 2시58분)부터 수치는 급변했다. 환율은 갑자기 하락세로 전환됐고 2시58분 1189.9원, 2시59분 1174.9원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3시가 넘어서도 마감가가 나오지 않다가 3시 2분이 되어서야 종가가 전송됐다. 13.8원 내린 1166.0원이었다. 마감 직전 28원이 떨어졌다. 특히 장 막판 1분 정도에는 1160~1170원 사이에서 초단위로 10원씩 등락하며 손절매와 저가매수가 강하게 오갔다. 개입이 지속됐거나 누군가 계속 샀다는 말이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장중에 1190원대를 유지했지만 그나마 당국의 개입으로 장중에도 1200원을 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 구두개입서 실력행사로= 외환당국은 이날 개입은 다각도로 진행됐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거시정책협의회를 열어 "최근 외환시장 쏠림이 과도하다"며 "외환당국으로서 이를 완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융·외환시장 교란요인 및 비정상적인 움직임에 대해서는 필요시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강한 개입 의지를 보인 것이다.

재정부는 이어 곧바로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중공업, 가스공사 등 주요 수출입 대기업들을 과천정부청사로 소집했다. 은성수 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최근에 외환당국이 계속해서 외환시장의 쏠림현상에 대한 언급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정부가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과도하다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다는 의미임을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이 자리에서 환율 상승을 기대하고 수출 대기업들이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의 원화 환전을 늦추지 말 것을 요청했다. 말이 요청이지 사실상 달러 들고 있다가는 오히려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경고였다.

◇"적절한 타이밍 개입, 확실한 의지 보여"= 외환당국의 이날 개입으로 시장에 서는 1200원선이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주 들어 연일 환율이 치솟았지만 정부가 실제 강력한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은 1200원선에 근접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1200원 돌파가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팽배했지만 1200대 환율은 쉽게 넘을 수 없는 선이라는 것을 정부가 확실히 전달한 셈이다.

이날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해 시장에서는 '적절한 타이밍'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환율은 우리 경제 펀더멘탈과 달러 수급 상황을 본다면 이성적인 수준에서 벗어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처럼 달러가 부족한 상황에서의 정부 개입이었다면 오히려 역공격을 당했겠지만 지금은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이탈하지만 채권시장으로는 계속 외국인이 들어오고 있어 달러가 부족하지도 않다"며 "정부가 적절한 타이밍에 시장에 확실한 경고 사인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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