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 수수료 인하 안돼…실태조사 및 제재 강화, 유통업계 고삐 더 죌 것"
공정거래위원회가 중소납품업체에 대한 판매수수료 인하 문제를 놓고 대형유통업체들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업계 '큰형님'격인 백화점들이 판매수수료 인하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자 내친 김에 제도 개선 등 근본적 방안까지 손질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형식적 수수료 인하 불가"=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빅3' 기업은 판매수수료율 인하방안을 지난주 공정위에 제출했다. 수수료를 인하할 수 없다고 완강히 버티던 백화점 업체들과의 줄다리기 끝에 승기를 잡은 공정위는 형식적 인하는 '절대 불가'라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백화점 3사가 제출한 인하방안 중 기초자료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 추가 제출을 요청했다"며 "인하 대상 기업명만 보고는 해당 기업의 매출이나 백화점 납품실적 등을 파악할 수 없어 실제 인하 효과가 있는지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화점들이 수수료 인하 효과가 미미한 거래업체 명단을 잔뜩 적어내 생색만 내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꼼꼼하게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추가 자료를 요구받은 백화점들은 다음 주 안으로 해당 자료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독과점 유통업계, 체질개선 시급"= 공정위는 판매수수료 인하 문제를 조속히 매듭짓는 한편 제도개선 등 근본적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우리나라 유통시장은 백화점 등 대형 업체의 독과점 지위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우월적 지위를 가진 대형 유통사들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런 부분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며 "면밀히 실태를 분석하는 동시에 경쟁법의 잣대로 제재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 들여다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최근 해외 명품과 국내 유명브랜드 업체의 백화점 판매수수료를 조사한 데 이어 중소 납품업체 수수료 수준과 수수료 이외의 추가 부담에 대한 실태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유통분야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협약' 체결을 확산시켜 업계가 자율적으로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 이뤄질 조사들은 단순히 실태를 파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재까지 염두에 둔 조사가 될 것"이라며 "불공정한 유통구조가 개선될 수 있도록 조사와 제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