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LED·레미콘 등 25개 품목서 대기업 빠져라"

"두부·LED·레미콘 등 25개 품목서 대기업 빠져라"

유영호 기자
2011.11.04 13:57

(종합)中企업종 선정 사실상 마무리···갈등 여전 '후폭풍' 지속될 듯

발광다이오드(LED), 레미콘, 두부, 김치 등 25개 품목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됐다. 대·중소기업 사이에 이견이 컸던 품목 대부분에 대한 선정 작업이 이뤄지면서 관련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하지만 발표 직후부터 해당 업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향후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마련하기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두부·LED 등 25개 품목서 대기업 물러나라"=동반성장위원회는 4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제9차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2차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동반성장위는 지난 9월 27일 막걸리·장류 등 16개 품목을 1차적으로 적합업종으로 확정한 바 있다.

이번에 새롭게 적합업종에 포함된 품목은 △김치 △LED등 △어묵 △주조(6개 품목) △단조(7개 품목) △햄버거용 빵 △남자 및 소년용 정장 △김 △두부 △기타판유리가공품 △기타안전유리 △원두커피 △생석회 △레미콘 등 25개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우선 김치에 대해 대기업이 일반식당과 대학 시장에서는 사업철수를, 중·고등학교 급식과 군납 시장에서는 사업 확장 자제를 각각 권고했다.

풀무원,CJ(218,000원 ▲3,000 +1.4%)제일제당,대상(21,150원 ▲150 +0.71%)등 식품대기업의 이해관계가 얽히며 논란이 됐던 두부의 경우 포장두부 시장에 대한 대기업의 현 사업수준은 인정하되 추가적인 사업 확장은 자제토록 권고했다. 또 비포장 두부시장에 대한 대기업의 시장 진입 자제와 포장용 대형 판두부 시장에 대한 대기업의 사업철수도 함께 권고했다.

협의체를 통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레미콘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직권으로 적합업종으로 지정했다. 대·중소기업 모두 신규공장 증설을 자제하고 평균 생산규모를 유지하도록 권고했다. 현재 사업 중인 11개 대기업 이외의 대기업(중소기업기준법)은 진입을 자제토록 덧붙였다.

LED도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 대기업은 칩, 패키징 등 광원 부분과 대량 생산 가능제품(벌브형 LED, MR, PAR, 3개 품목)에만 주력하고, 중소기업은 소량 다품종 단순조립 제품(직관형 LED, 가로동, 보안등, 공장투광등, 면광원, 스텐드 및 경관조명장치, 7개 품목)에 주력토록 했다.

민수시장은 10개 품목에서 대기업 참여를 허용한다고 했지만,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대기업(삼성, LG 등)은 3개 품목으로 제한했고, 관수 시장의 참여도 제한해 사실상 대기업의 시장 진출을 막았다.

다만 동반성장위원회는 내비게이션과 내비게이션, 플라스틱창문 및 문, 정수기 3개 품목은 신청조건 미달 등의 이유로 반려했고, 디지털도어룩은 미지정(판단유보)하기로 했다.

데스크탑PC는 대·중소기업간 의견 차이가 워낙 큰데다 동반상장위원회에서도 아직 논의가 충분치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심의가 연기됐다.

◇희비 엇갈리는 재계···식품·LED '당혹'=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이번 선정과정에 대해 "품목별 산업현황을 고려하여 산업영역에 있어 대·중소기업간 역할분담과 상호 역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단순한 단계별 구분이 아닌 각 품목별 다양한 권고를 통해 품목의 특성과 제도의 취지를 적극 반영하기 위하여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선정 결과를 놓고 일부 업계는 "동반성장 취지는 이해하나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과정인데 위원회가 너무 앞서나간 발표를 했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가장 심각한 곳은 식품업계. 두부를 포함한 김치, 햄버거용 식빵, 김, 원두커피 등 주요품목이 대거 적합업종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두부의 경우 풀무원, CJ제일제당, 대상 등 국내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대기업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풀무원의 경우 올 상반기 전체 매출액 6661억원 중 두부관련 매출이 12.5%(967억)에 달하고 있어 타격이 예상된다.

김치 역시 포장김치 시장의 6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대상FNF가 일반식당·대학 등의 시장에서 철수하라는 권고에 불만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LED업계도 마찬가지다. LED 업계는 지난 2일에는 LED 산업포럼을 발족하고 동반성장을 다짐하는 등 자율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적합업종 지정에서 제외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포함되면서 크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LED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명시장의 60%를 필립스와 오스람, GE 등 외국계가 장악하고 있다"며 "지금 결정대로라면 새로운 조명 분야인 LED조명에서는 외국계업체의 점유율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후폭풍 당분간 지속될 듯=동반성장위원회는 이날 대·중소기업간 이견이 큰 적합업종 품목 선정 작업을 사실상 매듭지었다. 하지만 대·중소기업 사이의 갈등을 봉합하기보다는 품목 선정에 자체에 급급한 모양새를 보여 향후 실효성 논란이 예상된다.

실제 이날 전체회의에는 삼성·LG 등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들은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기업 측은 롯데쇼핑의 노병용 사장과 현대제철의 우유철 사장만 참석했다.

LED와 데스크톱 PC 등 최대 쟁점 품목에서 중소기업과 충돌하고 있는 당사자들이 불참한 것은 동반성장위원회의 권고에 이행 의지를 담보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겠냐는 해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은 동반성장위원회의 이번 결정이 지나친 시장 개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라는 명분으로 대기업을 옥죄려 하다는 것.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실무협의 과정에서 일부 밥그릇 싸움이 너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입장차만 재확인 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동반성장위원회가 양측을 이해시키는 노력을 지속하는 등 결과에 책임지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동반위는 1차, 2차 선정 품목 이외의 남은 140개 품목을 대상으로 11월까지 조정협의체를 운영해 오는12월 제10차 동반성장위원회에서 나머지 품목을 최종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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