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0만원 내고 전기쓴다"고 하자 입장 바뀐 정부

"하루 300만원 내고 전기쓴다"고 하자 입장 바뀐 정부

김진형 기자, 정진우
2011.12.23 15:57

(종합)지식경제부, 산업부문 절전 지원 시책 확정 "산업계 도움으로 전력대란 막아"

↑ 전력사용 절감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예시 ⓒ자료:지식경제부
↑ 전력사용 절감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예시 ⓒ자료:지식경제부

정부가 겨울철 전력대란을 막기 위해 지난 5일부터 야심차게 도입한 '산업계 전력사용 10% 규제'를 5%로 낮추는 등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업계의 심한 반발 때문이다. 지식경제부는 23일 오전 정재훈 에너지자원실장 주재로 산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업종별 세부 감축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산업계 절전규제 없었으면 또 전력대란"=지경부는 우선 계약전력이 3000kW 이하인 중소업체에 대해선 의무 감축률을 10%에서 5%로 줄였다. 중소업체 외에 10% 감축이 어려운 업체들은 평소에 5%만 감축하고, 대신 전력상황이 좋지 않은 기간에 20% 이상을 집중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현재 KCC 등 535개 업체가 이 같은 방식으로 절전규제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24시간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일부 업종도 의무 감축률을 5%로 완화했다. 정유, 석유화학, 섬유, 제지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이들 업종에서도 자체발전기를 보유하고 있는 등 추가적인 감축이 가능한 업체들은 10%까지 감축키로 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종에서도 10% 감축이 불가능한 일부 업체에 대해선 비 제조시설 중심으로 10% 감축을 진행키로 했다.

또 최근 설비를 증설해 지난해 기준으로 전기 사용량을 맞추기 힘든 업체들은 설비증설 부분을 최대한 반영키로 했다. 다수의 사업장을 보유한 대기업들은 여러 사업장이 공동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LG화학은 552개 사업장을 112개조로 나눠 절전에 참여하기로 했다.

우수 절전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확정됐다. 절전규제를 통해 피크시간대 전기사용량을 10% 이상 줄인 기업들은 피크시간대 전기요금을 줄여준다. 또 우수 절전기업을 매달 선정해서 발표하고, 전기요금 고지서 등을 통해서도 이들 기업을 홍보할 방침이다.

정재훈 지경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올 겨울 절전 규제로 확보한 전력량이 150만~200만kW로 추정된다. 절전규제가 없었다면 예비전력 500만kW가 이미 무너지고 전력대란이 또 왔을 것"이라며 "산업계와 일반건물 등 절전 참여로 피크시간대의 전력사용량이 감소해 전력계통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산업계 의견 전격 수용 왜?=지경부가 이날 산업계 의견을 적극 수용, 절전 계획을 탄력적으로 운용키로 한 것은 산업계 반발이 예상보다 심해서다. 당장 공장을 돌려야 하는데, 정부가 전기를 쓰지 말라고 하자 업계는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철강이나 정유사, 중소 주물업체 등 24시간 전기가 필요한 곳은 과태료(위반 시 하루 300만 원)를 물고서라도 전기를 쓰겠다고 하는 곳이 많았다.

실제 지경부 전력산업과엔 지난 2주 동안 수 십 통의 항의 전화 빗발쳤다. "벌금 내고 전기 쓰려고 하는데 벌금이 얼마냐"고 따지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통상적인 업무가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업체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지경부가 이에 내부회의를 거쳐 산업계의 이 같은 입장을 전격 수용, 융통성 있게 탄력적으로 제도를 운영키로 한 것이다.

조석 지경부 2차관은 "절전 규제에 참여해 피크시간에 10% 이상을 줄인 산업체에 대해선 피크시간대 전기요금을 경감해 줄 것"이라며 "업체들도 겨울철 전력수급 안정에 도움을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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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정진우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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