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 문제를 놓고 50년 간 이어져 온 한국세무사회와 공인회계사회 간 기나긴 공방이 드디어 종결됐다. 공인회계사(CPA)의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제도 폐지를 골자로 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것이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1961년 세무사 자격 도입과 함께 시작됐을 만큼 골이 깊다. 정부는 당시 부족한 세무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회계사는 물론 변호사, 관련 석·박사, 고등고시 합격자, 조세 공무원에게도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했다.
인력이 어느 정도 채워지면서 석·박사, 고시 합격자, 조세 공무원에게 주어지던 세무사 자격은 폐지됐지만 변호사와 회계사들은 계속 혜택을 유지하며 논란의 '불씨'가 됐다.
세무사들은 변호사 출신이 대거 포진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법 개정에 제동을 걸자 변호사는 빼고 회계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만 폐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고, 전략은 성공했다.
회계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가 폐지됐지만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무풍지대'로 남아 있는 변호사들에 대한 세무사자격 자동부여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간 국회에서는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꾸준히 시도됐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전문직 간 마찰은 비단 세무사와 회계사, 세무사와 변호사 간을 떠나 모든 직역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전문직들이 높은 진입장벽을 세워둔 덕에 서비스 품질이 낮더라도 높은 수입을 보장받아 왔지만 앞으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무사 등 전문 자격사의 '공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수요'는 한정돼 있다. 게다가 자유무역협정(FTA) 확대로 선진국 자격사들이 대거 몰려오고 있다.
스스로 변화하지 않고 밥그릇을 지키는 데만 열을 올린다면 남은 기득권마저 지키기 어려워진다. 세무사들이 전문성과 윤리성을 겸비하는데 주력해야 하는 이유다.
국민들에게 고품질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이야 말로 진짜 '밥그릇'을 지키는 길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