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해 지려면 세금 내라" 비만세 도입?

"뚱뚱해 지려면 세금 내라" 비만세 도입?

김진형 기자
2012.01.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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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부담·물가 상승 우려… "재정악화로 비만세 도입한 유럽국가와 달라"

'비만'이 사회·경제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비만세 부과에 대한 논의가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저소득층에게 부담이 될 수 있고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획재정부는 25일 '비만을 바라보는 세계 경제적 시각'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비만세 도입은 우리 여건을 감안할 때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비만세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셈이다.

비만세는 비만을 유발하는 음식의 소비자에 대해 부가세를 부과해 소비를 억제하는 장치다. 비만으로 사회·경제적 비용이 너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일부 국가가 이미 도입한 바 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 비만인구는 10억 명 수준으로 과체중과 비만으로 인한 심장 질환이 전 세계 사망률 1위(연간 1700만명)로 대두되고 있다.

또 미국의 경우 비만인은 정상 몸무게를 가진 사람들에 비해 의료비를 36% 이상 추가 지출하고 있고 이로 인해 미국 전체 의료비에서 비만으로 인한 비용만 5~7%를 차지하고 있다. 또 비만 근로자가 정상체중 근로자보다 매년 평균 2~5일 결근이 많아 기업 입장에서는 비만 근로자 고용시 1인당 약 800 달러의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때문에 헝가리가 소금, 설탕, 지방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고 있고 덴마크와 프랑스도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과 청량음료에 세금을 매기고 있다. 이밖에 재정적자가 심각한 유럽 국가들도 비만세 도입 및 확대를 검토 중이다.

전세계적으로 비만세 도입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비만세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8일 "비만은 개인의 의료비 부담 증가뿐 아니라 공적 건강보험의 재정악화, 기업의 생산성 저하 등 많은 직간접적 비용을 초래한다"며 "비만세 도입의 타당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서구에서만 도입된 비만세가 비만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우리 경제에 도입될 경우 저소득층의 식품 구매력 약화, 물가 인상 등의 부정적 효과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비만도를 측정하는 WHO의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가 30 이상인 성인비율은 비만세를 도입한 헝가리가 17.7%, 프랑스가 16.9%, 덴마크가 11.4%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3.2%이다.

정부는 또 "우리나라는 모든 품목에 동일하게 부가세가 부과돼 정당한 이유 없이 품목별로 차별 과세하기도 어려운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가세는 소득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세금을 내야 하는 소득 역진성이 있어 소득불평등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재정부 관계자는 "재정적자가 심각한 유럽, 미국과 달리 세수확대 수단으로 비만을 논의하기 보다는 비만 방지를 위한 국가 대책과 성별, 연령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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