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추경 8.5조로 급한 불 끌 수 있을까

미니 추경 8.5조로 급한 불 끌 수 있을까

엄성원 기자
2012.06.28 16:30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추가 악화 대비해야 vs 기다리단 늦어

정부가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 얼어붙은 내수 시장을 살리기 위해 8조5000억 원 규모의 미니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정부는 이번 미니 추경을 통해 경제성장률이 연간 0.2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반기에 국한시키면 0.13%포인트다.

추경이란 이미 정한 예산에 변경을 가해 이뤄지는 예산인데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을 극복하기 위해 편성된 전례가 있다. 정부가 그만큼 이번 위기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다.

◇ 정부, 8조5000억 원 어떻게 마련하나 =다만 정부는 2013년 균형재정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지키기 위해 적자예산 편성은 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편성된 예산 한도 안에서 기금계획 변경, 공공투자 확대, 재정 집행률 제고 등을 통해 최대한 재정을 끌어 모아 경기 지원에 투입하기로 했다. 경기 대응과 균형재정,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단 생각이다.

우선 기금을 서민생활 안정,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등을 중심으로 2조3000억 원 증액키로 했다. 주택구입, 전세자금 융자사업 지원 규모가 1조2300억 원 확대되고 중소기업 창업자금, 소상공인 정책자금이 각각 1600억 원, 800억 원 확충된다. 농산물비축지원사업과 관광숙박시설 융자지원에도 1000억 원 규모의 재정투자가 보강된다. 류양훈 기획재정부 기금운용계획과장은 "총지출 규모는 확대되지만 기금별 여유자금을 활용해 국가채무는 늘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공투자는 경기보완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중심으로 1조7000억 원 늘어난다. 혁신도시 조기 추진, 발전시설 보강을 통해 1조1000억 원, 수익형 민자사업(BTO)과 임대형 민자사업(BTP) 투자 확대를 통해 6000여억 원의 공공투자가 늘어난다.

또 재정집행률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집행액을 4조5000억 원 늘릴 계획이다. 정부는 하반기 이용, 불용액을 최소화해 재정집행률을 예년 평균 95.1%에서 역대 최고인 96.4%까지 높일 방침이다.

◇ 미니 추경으로 위기 극복 가능할까? =8조5000억원 미니 추경이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은 엇갈렸다. 재정상황 등을 고려, 정부가 마지막 방책을 남겨 두는 게 낫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정부가 현 위기상황을 지나치게 가볍게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균형재정 목표, 국가부채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정부가 추경을 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다"며 "가급적이면 재정을 안 쓰고 규제완화 등을 통해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는 쪽이 낫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정부가 과욕을 부리기보다는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대책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럽위기가 기본적으로 실물침체 장기화로 이어질 가능성 높기 때문에 상황추이를 지켜보면서 필요한 시기에 (추경을) 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당장 추경을 통해 재정여력을 소진하면 향후 경기 침체 때 동원할 수 있는 실탄이 없다는 판단이다.

반면 조장옥 서강대 교수는 "현 정부는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지만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고 경제가 좀 더 침체되면 추경이 불가피한 상황이 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 및 민간 투자 활성화, 부동산 활성화 등 광범위한 대책이 나와야 하는데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며 "정부가 내세운 3.3% 성장도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