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남부 도시유키 JFTC 국제심의관

최근 경제민주화 요구를 등에 업고 담합이나 불공정거래 등 경제범죄 사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부여된 전속고발권 폐지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4대강 입찰담합 사건 처리를 예로 들어 전속고발권이 사건을 은폐, 축소하는 도구로 사용됐다며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담합 등 명백하고 중대한 위반행위도 고발하지 않는 등 공정위 고발권 독점이 기업 봐주기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것.
반면 공정위는 경쟁사건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위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형사사건 수사에 특화된 검찰이 수사를 진행할 경우, 수사 자체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뿐 아니라 공정위의 행정적 제재와 검찰의 형사적 제재가 충돌할 소지가 있어 기업에 지나친 부담이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5일 서울국제경쟁포럼 참석을 위해 부산을 찾은 일본 공정거래위원회(JFTC) 남부 도시유키 국제심의관에게 전속고발권에 대한 일본 내 분위기를 물었다. 일본은 한국을 제외하곤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속고발권을 인정하고 있다.
남부 심의관은 지난 1982년 JFTC에 첫발을 디딘 뒤 20여 년 동안 조사, 소비자정책, 반독점, 국제협력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왔으며 현재 국제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다음은 남부 심의관과의 일문일답이다.
▶최근 한국에선 전속고발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일본에서도 그런 움직임이 있나.
-내가 아는 한 그런 주장은 한 차례도 없었다. 정치권이나 시민사회에서 전속고발권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던 적도 없다. 일본의 전속고발권은 계속 유지될 걸로 본다.
▶전속고발권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보다 전문성이다. 경쟁법에 대한 최고 전문가는 경쟁당국이다. 경쟁법 적용 여부 결정도 경쟁당국이 가장 잘 할 수 있다. 경쟁당국이 경쟁법 관련 사안 전반을 책임을 갖고 처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국이나 유럽은 전속고발권이 없다. 한국과 일본만 전속고발권을 두는 이유는?
-경쟁법 경험이나 사회 분위기가 다르다. 미국 등은 필요 없지만 일본이나 한국에선 검찰의 정치적 행동으로부터 경쟁법을 지키기 위해 전속고발권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회적 파장이 큰 사안일수록 정치 이슈와 연관된 경우가 많다. 정치권의 압력이나 내부 부패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전속고발권이 필요하다.
▶경쟁당국 역시 정부나 정치권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취약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속고발권이 더 필요하다. 명백히 악의적인 사건이나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은 (전속고발권 하에서도) 형사법 등으로 검찰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전속고발권은 (경쟁당국이) 고발권을 독점한다는 의미보다 경쟁당국과 검찰 양쪽이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는 동시에 서로를 견제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이는 일본 정치권이나 시민사회도 동의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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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문제긴 한데, 최근 일본 법원은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 침해 소송에서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과 정반대의 결과다. 특허권 남용에 대한 일본 경쟁당국의 기본 입장은 무엇인가?
-(원론적인 측면에서 얘기하자면) 혁신과 특허권 모두를 보호해야 한다. 경쟁제한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한다면 규제만 하게 된다. 무엇보다 소비자 보호가 최우선이라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특허권 소송의 경우, 소송이 경쟁을 직접적으로 제한하지만 않는다면 개입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