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이 볼 만한 영화가 한 편 있다. 2006년 배우 숀 펜이 주연으로 출연한 '올 더 킹즈 맨'이다. 영화는 실존 인물인 '휴이 롱'을 모델로 삼았다.
롱은 미국 대공황 시기 루이지애나 주지사, 상원의원을 맡아 서민과 빈민층을 위한 정책을 펼쳤던 인물이다. 동시에 엄청난 부패와 비도덕적 행위로 끝내 암살당했다. 숀 팬은 롱이 정치인으로서 성공하고 파멸하는 과정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여러분의 의지가 내 힘이고, 여러분의 필요가 내 정의"라고 연설하던 롱에게 유권자는 기대를 걸고 표를 던졌다. 그러나 롱은 "깨끗한 인간은 없다"고 뻔뻔하게 말하는 인물로 변해 충격과 실망을 안겼다.
물론 정치인도 사람이다. 그들이 어떤 신념과 의지를 갖고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꾸려나갈지 유권자들이 속단하기는 어렵다. 기껏해야 그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으로 짐작하거나 발언, 태도 등으로 지지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 일거수일투족에 이목이 집중되는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판단근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난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첫날, 두 후보가 보여준 모습은 아쉬움이 남는다. 아주 짧은 시간, 시차를 두고 등장했을 뿐 기억에 남는 질의가 없었다.
당초 재정위 국감은 '화려한 주인공'들의 합류로 '흥행'기대를 모았다. 두 후보 모두 정부의 정책과 현안에 날카롭게 따지고 생산적인 논쟁을 펼칠 것으로 봤다.
문 후보는 국감을 앞두고 재정위에 재정부 신규사업 현황, 국정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조치결과 등 다양한 자료를 요청, 어떤 질의를 내놓을지 관심을 모았다. 현장에선 영유아 전면 무상보육 폐지와 관련해 "정부의 무능을 드러낸 것이고 결과적으로 국가의 신뢰를 무너뜨린 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복지예산에 대한 몇몇 질문만 끝낸 후 이내 자리를 떴다.
뒤 이어 나타난 박 후보는 애초 단 한 건의 자료도 요청하지 않았다. 질의 대신 야당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받아 여야 의원들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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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벌써부터 남은 국감이 알차게 마무리될지 걱정이 앞선다. 철지난 논쟁과 대선 주자들의 '얼굴 비추기'로 국감이 허비될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