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만 하는 산업풍토 바꿔야 '혁신' 일어난다"

"경쟁만 하는 산업풍토 바꿔야 '혁신' 일어난다"

배소진 기자
2012.10.30 05:22

[인터뷰]신재식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IT융합단장

"우리나라는 아직 서로 밟고 올라서는 것에만 익숙한 것 같아요. 융합을 하려면 협동심이 발휘해야 하는데 서로 경쟁하고만 있어요. 대기업이 먼저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외부에서 계속 새로운 생각, 기술을 들여와야 혁신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신재식 정보통신산업진흥원 IT융합단장(사진)은 국내 IT융합산업에 대해 '진입단계'라고 한 마디로 정리했다. IT융합산업 자체는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해외 여러 선진국들에 비해 구조자체가 취약하다.

그에 따르면 현재 정부차원에서 추진하는 국내 IT융합의 모델은 기존 주력산업분야의 대기업과 유망 IT업체가 연계되는 데 머무르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수준에 있는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체와 협업해 융합제품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IT융합의 특성상 IT기술이 전 산업분야를 횡으로 관통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재벌기업 위주의 산업구조상 중소 IT업체 혼자 힘만으로는 쉽지 않다는 것.

신 단장은 "제조업 제품에 IT기술을 융합해서 부가가치를 높이자는 것인데, 아직은 국내 대부분 IT업체의 규모가 영세하기 때문에 산업체 수요기관이 권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IT기업들의 경우 진출할 수 있는 분야, 즉 수요 자체를 파악하는 것도 어렵다는 것이다.

신 단장은 "상황이 이렇다보니 융합분야가 막 걸음마단계인 국내에선 개별기업 위주로 칸막이 식으로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큰 기업체에서 자신들에게 필요한 정책과제를 제시하고, IT업체가 이에 맞춰 기술력을 제공하는 방식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IT융합단은 전국 12개 IT융합지원센터를 통해 수요산업체와 IT기업 간 '중매쟁이'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조사에서부터 비즈니스 모델 구축, 사업연계 및 애로사항 해결까지 원스톱(One-stop)으로 지원한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처음 2년간은 포럼을 통해 IT업계와 산업계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지만 실제 사업성과로는 발전되지 않았다. 신 단장은 "사전 이해 없이 모임만 주선하다보니 '친목모임'에서 그쳤다"고 말했다.

현재는 포럼을 지원센터에 포함시켜 기업 '매칭' 형식으로 인적 네트워킹과 비즈니스 기회를 한꺼번에 제공하고 있다. 중소 IT기업은 자신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를 파악할 수 있고, 산업체는 이들의 기술제안과 아이디어를 바로 채택할 수 있도록 한 것. 또 혁신센터를 따로 두어 R&D 공동투자 등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가 꿈꾸는 앞으로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융합은 대·중소기업, 분야별 구분이 없이 자유롭게 펼쳐지는 '다자간 융합'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서비스분야인 컨설팅산업의 발전. 신 단장은 "중장기적으로는 SI(시스템통합)업체가 다양한 분야 시스템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IT융합컨설팅업체로 성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는 이런 IT융합 컨설팅업체가 워싱턴 주에만 200곳이 넘어요. 우리나라도 컨설턴트가 산업분야 수요를 재빨리 파악해서 기술개발이 가능한 IT업체에 문의하고 연결해주는 시스템이 발전해야 융합산업을 꽃피울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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