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행안부·방통위·재정부·지경부 등 경고…인수위 업무보고 내용 비공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 업무보고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업무보고 내용이 새 정부가 추진할 정책과 다를 수 있어서다. 인수위는 정부부처에도 업무보고 내용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앞서 일부 부처는 인수위 관련 내용과 업무보고 내용이 언론에 나간 것에 대해 경고를 받았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11일 "구체적인 업무보고 내용에 대해서는 브리핑하지 않기로 했다"고 11일 말했다.
업무보고 내용을 브리핑하지 않기로 한 것은 확정되지 않는 정책으로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윤 대변인은 "국민들에게 혼선과 혼란을 드리면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가 훼손돼 정부정책의 실행력에도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위는 정부부처에도 업무보고 내용이 공표되지 않도록 비밀유지와 보안을 강조했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이날 국방부 업무보고에 참석해 "확정되지 않은 안이 공표되면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공표되는 건 좋은데 혼선이 일어날 수 있으니까 특별히 유의해주길 바란다"며 비밀유지를 강조했다.
경제분야 첫 업무보고인 중소기업청 업무보고에서도 비밀유지 주문은 이어졌다. 이현재 경제2분과 간사는 "오늘 제시되는 의견들은 인수위 공식입장 아니고 정책방향을 설정하는 참고자료로 활용할 뿐"이라며 "확정된 내용이 아니니 보안에 철저를 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인수위는 지난 9일 정부 부처에 '새 정부 정책안 비밀유지' 방침을 통보하고 이를 어긴 일부 부처에 대해 구두 경고조치하기도 했다. '공약 관련 기사가 나가면 해당자를 징계하겠다'는 것이 통보 내용의 골자다.
구두 경고를 받은 부처는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등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부처는 인수위 출입제한 조치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는 인수위에 보고한 '인수위 운영 개요'가 공개된 것이 경고로 이어졌다는 전언이다. 운영 개요는 2월25일 새 정부 출범날짜를 역산해 총리 인선과 정부 조직개편안이 언제까지 마무리돼야 하는지에 대한 스케줄이 담겨 있다.
이 내용이 공개되면서 새 정부 첫 국무총리에 대한 하마평이 쏟아졌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이 이에 대해 "새 정부 출범을 기준으로 1월 중순까지는 총리 인선 윤곽이 드러나야겠다는 계산에서 나온 것"이라며 "당선인이 마음의 결심을 밝힌 날짜가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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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는 업무보고 내용인 이동통신 가입비 폐지가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경고를 받았다.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도 공약에 포함된 내용이 일부 새어나가면서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처 뿐 아니라 개인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김장수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간사 등 일부 인수위원들이 조심하라는 주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간사는 지난 7일 인수위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거리 미사일의 조기 전력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주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 간사가 이날 이른 시간인 오전 7시30분쯤 출근한 것도 출근길에 기자들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해석이다.
강도 높은 보안 기조가 유지되면서 일각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공약을 언급하는 수준에 그쳤음에도 경고조치를 내린 것에 대해 '너무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됐다. 인수위 인수위원은 물론 인수위에 파견 나온 부처 공무원인 전문위원, 실무위원, 정부 부처까지도 입을 굳게 다물면서 언론의 오보를 더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혼선을 피하고자 하는 취지는 알지만 공약에 나와 있는 내용을 기사화한 것에 대해서도 뭐라고 하는 것은 심하다"면서도 "그래도 방침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