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동성 확대조건으로 자구책 요구...구조조정 이어질까
용산개발 최종 무산으로 코레일이 수조원대 토지매각대금 확보라는 중대 현안에 봉착했다. 차입과 공사채발행 등으로 현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회생의 키를 쥔 정부가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전제로 해 구조조정 등 극단적 상황으로 치달을지 주목된다.
8일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코레일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사업협약 해제와 토지매개계약 해제를 결의했다. 이로서 2007년 삼성물산-국민연금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하며 시작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6년만에 최종 백지화됐다.
◇2.4조 토지매각대금 '발등의 불
용산개발 무산으로 코레일은 철도정비창 부지 땅값으로 받은 2조4000억원을 오는 9월까지 드림허브에 돈을 빌려준 대주단에 반납해야 한다.
코레일은 용산 땅을 빨리 반환받기 위해 9일 2조4000억원의 일부인 540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자를 포함해 남은 1조8600억원은 6월과 9월 분할 납입할 계획이다.
이 돈을 모두 차입이나 사채발행으로 조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9일 반환할 5400억원부터 우리은행 외환은행 국민은행 농협 등에서 차입한 돈이다.
문제는 남은 1조8600억원이다. 단기 차입으로 대응한다고 해도 막대한 금융비용이 부담이다. 3~4%대 저리에 차입을 한다고 가정해도 연간 갚아야 할 이자만 1000억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3384억원 적자를 기록한 코레일의 순이익에 결정적 악영향을 끼칠 요인이다.
인건비와 금융비용 등을 모두 포함한 코레일의 연간 비용은 4조7500억여원이다. 월 평균 4000억여원 수준이다. 3조원대 차입을 전제로 금융비용이 더해지면 연간 비용은 4조8500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3월 말 현재 코레일 보유현금은 5000억여원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임금개혁' 벼르는 정부
차입도 말처럼 쉽지 않다. 용산개발이익금 7조2000억원이 일시에 빠져나갈 경우 순자산은 1조5200억원으로 급격히 낮아지고 자본잠식률은 84%대로 현저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민간 기업으로 치면 제도 금융권에서 차입은 상상하기 어렵다.
정부가 사채발행한도를 자기자본의 2배에서 4배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전제로 하고 있다. 국토부는 '자구노력'의 조건으로 직접 언급은 하지 않지만 인건비 축소를 염두에 두고 있다. 코레일 인건비는 전체 원가의 50%에 육박해 정부로부터 지속적으로 지적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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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개발 좌절과 유동성 압박이 코레일의 임금 및 인적 구조조정 촉매제로 작용할 공산이 커지는 양상이다.
국토부는 인건비 과다지출 등 코레일의 방만경영을 두고 볼 수 없다며 KTX경쟁도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토부는 틈 날 때마다 "코레일 직원 평균 임금이 6700만원"이라며 코레일을 비판해왔다.
이번만큼은 코레일의 인건비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는 심산이다. 코레일 자구계획이 미흡해 결국 임금 미지급 등 극단적 상황에 봉착해도 도움을 주지 않겠다며 단호한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코레일이 자구책을 가져오면 내용을 살펴본 뒤 지원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자구책과 관련해 정부가 먼저 코레일에 제출을 요구하는 일은 없다. 급한 쪽은 코레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