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청와대, "공공기관장 인선 중단" 지시

[단독]청와대, "공공기관장 인선 중단" 지시

유영호 기자
2013.06.17 05:45

관치 직면, 전부처에 기관장 선임 중단 지침… "내정 인사도 재검토" 후폭풍 예고

관치(官治) 논란에 휩싸인 정부가 현재 진행 중인 공공기관장 인선 작업을 전면 재검토한다. 신임 기관장 내정 작업을 끝낸 곳을 포함해 모든 인선 작업을 백지화하고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진행하기로 해 후폭풍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지난 11일 전 부처에 현재 진행 중인 산하 공공기관장 인선 작업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내용을 담은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16일 머니투데이 취재 결과 확인됐다. 각 부처는 청와대의 이같은 지침을 부처 업무연락망을 통해 산하 공공기관에 즉각 전달했다.

정부가 공공기관장 인선 작업을 백지화한 것은 최근 공공기관장 선임 과정을 놓고 불거진 관치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금융계를 중심으로 관치 논란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크게 진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부처들이 '국정철학 공유'를 이유로 관료 출신 기관장을 선임하는데 정작 (부처들이 국정철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책도 전파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관치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공공기관장 선임 절차를 백지화하고 공공기관장 선임 기준을 명확히 하는 등 고강도 후속조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관장 인선 작업을 부처별로 진행하다보니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 청와대를 중심으로 공공기관장 인선 전반에 대한 조율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문성과 낙하산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각 부처가 이미 '내정'한 (관료 출신) 기관장이라도 전문성을 갖춘 민간 인사로 새롭게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공공기관은 공기업 30개, 준정부기관 87개, 기타 공공기관 178개를 포함해 총 295곳. 이 중 관치 논란이 가장 거센 곳은 금융계이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과 금융관련 협회, 금융지주사 등 26곳의 최고경영자(CEO) 중 13곳은 이른바 '모피아(옛 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로 분류되는 관료 출신 인사들이다.

관치 논란은 금융뿐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산하 기관들이 많은 부처와 사회 전반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국토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정창수 전 국토부 차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에는 국토부 출신인 이재영 경기도시공사 사장을 각각 임명해 논란을 촉발했다. 산업부 역시 신임 기관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10여개의 공공기관 중 대부분에 산업부 출신 전직 관료가 사실상 내정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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