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월급쟁이" 가장 쉬운길 택할까

"결국은 월급쟁이" 가장 쉬운길 택할까

세종=우경희 기자
2013.06.26 15:12

소득공제 감면비중 가장 높아..."세수매듭 못 풀고 월급쟁이 지갑터나"

제작=강기영
제작=강기영

정부의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는 기본적으로 항구화 기득권화 된 감면제도를 줄여 세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대기업과 고소득자 혜택을 줄이고 이를 서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다.

하지만 소득공제에 메스를 대면 소득의 많고 적음을 떠나 모든 월급쟁이의 소득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근본적인 세수 매듭은 풀지 못하고 월급쟁이 지갑을 터는 '가장 쉬운 길'을 택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조세연구원은 26일 오후 열린 '비과세·감면 정비에 대한 제언' 세미나서 "한국의 2000년대 평균 소득세수 GDP(국민총생산) 대비 비중은 3.5%에 불과해 OECD 평균 8.9%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세수비중은 낮지만 소득세 관련 비과세 및 세 감면은 법인세나 부가세보다 크다. 이로 인해 세수 손실 뿐 아니라 소득재분배 기능도 저하됐다는 것이 연구원의 지적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소득공제 일부 항목을 축소, 폐지하고 역진성이 강한 항목들은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실상 가장 쉬운 방법이다. 작년 근로자 소득공제 세 감면이 9조2159억원(전체의 31.0%)으로 전체 감면액 중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제작=강기영
제작=강기영

하지만 응당 뒤따라야 할 저소득층 및 중산층 지원 대책은 눈에 띄는 것이 없다. 이날 세미나에서 저축지원 방안이 언급됐지만 이 역시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인하 등 고소득자 세원확대가 골자다. '부자에게 세금을 매기면 가난한 사람이 행복해질 것'이라는 논리다.

게다가 총액 5조2245억원으로 근로자 소득공제에 이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림어업분야(17.6%)의 대대적 세제수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세 번째로 많은 중소기업(4조3458억원, 14.6%)도 역시 손대기 껄끄럽다. 중기지원을 늘린다고 해놓고 세금으로 후려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농산물 세제는 FTA로 묶여있는 게 많고 면세유나 중소기업, 지방세제 관련제도 들도 손대기에는 제약이 많다"며 "세제개편안에 들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소득공제 개편이 이번 비과세·감면 정비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결국 조세지출 항목평가서 아예 자료조차 제출되지 않은 신용카드 소득공제 등 몇 가지 선심성 세 혜택을 남기고 알토란같은 소득공제 제도가 대거 희석되는 것은 아닌지 서민들의 우려가 크다. 상당한 세 저항이 예상된다.

조세연구원 한 관계자는 "자료가 미 제출된 항목은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 개편을 하든지 말든지 관계가 없거나 혹은 개편되지 않을 가능성이 아주 높은 항목들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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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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