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0.06%만 해당" 특별공제한도 '유명무실'

"대한민국 0.06%만 해당" 특별공제한도 '유명무실'

세종=박재범 기자, 세종=우경희
2013.07.02 16:29

'캡' 높아 연 1억~5억원 고소득자도 해당 안돼...유명무실 제도도 전체의 38%

과도한 소득공제를 막기 위해 도입한 특별공제 한도 제도가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도(2500만원)가 너무 높아 이를 넘는 근로자가 4700명에 불과할 정도로 실효성이 없기 때문. 이에 따라 정부는 한도 하향 조정 등 정비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또 감면 규모가 100억원 미만이어서 있으나마나 한 제도 등도 대대적으로 정비할 방침이다.

◇의미없는 한도 2500만원 =정부는 지난 2월 특별공제 한도 2500만월 설정했다. 고소득자에게 소득공제액을 많이 돌려줄 수밖에 없는 현행 구조 상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역진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한도가 너무 높아 극소수 초고소득 계층에만 적용되고 있다.

한국조세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과세 대상자 729만명 중 특별공제 합계가 개인별 한도(2500만원)를 넘는 근로자는 4705명(0.06%)에 불과했다. 모두 연 소득 5억원 이상의 초고소득 월급쟁이다. 통상 고소득자로 인식되는 1억원 이상~5억원 미만 소득자들은 공제 한도 제한에 걸리지 않는다. 이로 인해 역진성 해소는커녕 소득공제가 오히려 고소득자들에게 더 큰 혜택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득이 1000만원 이하인 사람의 특별공제 합계 평균은 170만2000원. 반면 소득이 3억원 초과 5억원 미만인 경우 평균 특별공제액은 2332만원이다. 고소득자가 교육비·보험료·의료비 등을 더 쓰고 그 돈을 다시 돌려받는 셈이다. 고소득자 세 부담을 늘리고 중산층·저소득층 부담을 줄인다는 박근혜 정부의 과세원칙에 배치된다.

/제작=강기영
/제작=강기영

정부는 이에 따라 역진성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보험료, 의료비, 교육비, 기부금 등 특별공제 항목을 세액공제방식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역진성을 누진성으로 바꿔 궁극적인 소득재분배 기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한도의 하향 조정도 대안이다. 김학수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액공제 한도(캡)를 설정했다는 것 자체로도 고소득자 과세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크다"며 "다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도를 밑으로 더 내려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효성 없는 제도 정비 필요성도 =실제 실적이 미미하거나 활용도가 낮은 비과세·감면 제도도 적잖다. 지난해 기준 비과세·감면 항목은 총 226개다. 이 중 지출규모가 100억원 미만인 제도는 50개로 전체의 22.1%에 이른다. 국가양도산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중기지원 위한 증권거래세 면제, 가업상속공제 등은 이름만 있을 뿐 실제 효과가 없다.

올해 조세지출 기본계획을 보면 226개 비과세·감면 제도로 인한 조세지출은 작년 29조7000억원으로. 제도 당 평균 1328억원 가량의 비과세·감면 효과가 발생했다. 평균에 턱없이 모자라는 제도가 20% 이상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감면 규모가 채 10억원도 안 되는 항목도 14개(6.2%)나 있었다. 중기 창업투자조합 출자 등에 대한 소득공제, 중기 공장이전에 대한 과세특례, 고용유지 중기 과세특례 등 대부분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지원을 위해 마련된 제도들이다. 중기정책이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신설된 지 2년 이상 된 제도 중 활용실적이 없는 제도도 35개(15.5%)나 된다. 소득공제 규모가 100억원 미만으로 작거나 거의 활용되지 않는 경우가 전체의 37.6%에 달한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비과세·감면 정비 과정에서 실적은 중요한 잣대"라며 "불필요한 제도는 과감히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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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편집국장

박재범 기자입니다.

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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