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6가지 불편한 진실'…"이젠 말한다"

국민연금 '6가지 불편한 진실'…"이젠 말한다"

세종=박재범 기자, 김세관
2013.07.18 05:58

[국민연금, 노후보장 아닌 사회안전망-이제는 말해야 ① ]

"자장면값 냈으면 자장면 먹어야지 스테이크 먹으려 하니…" vs

"50만원 내고 100만원 받고, 100만원 내고 50만원 받으면…"

"(국민연금) 낸 것보다 조금 더 받을 수 있다는 거다"(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금센터장)

"낸 것보다 많이 받아가면 누군가는 손해보는 것 아닌가. 미래세대가 손해본다"(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

국민연금이 또 논란이다. 국민연금은 5년마다 재정 추계와 이를 토대로 제도 개선 방안을 만든다. 올해가 그 시점이다. 이번엔 보험료율 인상 문제가 거론되며 논란이 불붙고 있다. 현행 9%인 보험료율을 중장기적으로 13~14% 수준까지 올리자는 얘기가 나왔으니 난리가 난 것은 당연지사. 국민연금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물결치고 있다.

"받지 못할 돈을 왜 내야 하나" "노후 보장은 개인에게 맡기면 되지 왜 국가가 개입하나" "적립된 돈을 국민에게 돌려주고 스스로 노후를 보장받게 하자" 등…. 급기야 '국민연금 폐지' 목소리까지 나왔다. 납세자연맹이 추진 중인 '국민연금 폐지 서명운동'에 참여한 이들은 17일 현재 10만명을 넘어섰다.

☞ 국민연금 6대 쟁점 토론

[1]지속 가능한 제도일까

[2]보험료율 올리면 문제 풀리나

[3]폐지해야 경제 살아난다?

[4]보험인가 저축인가

[5]폐지 가능할까

[6]공무원 연금은 퍼 주면서

물론 반대 목소리도 크다. 국민연금만한 제도를 찾기 힘든 만큼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하자는 것. 옹호론자건 반대론자건 '현재의 국민연금으로는 어렵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는다. 이는 국민연금이 설계될 때부터의 태생적 한계다.

민간연금은 젊어서 낸 돈을 나이 들어 돌려받는다. 반면 사회보장성 연금인 국민연금은 현재 일하는 젊은 세대로부터 은퇴자들이 돈을 받는다. 지금 돈을 낸 젊은 세대는 나중에 은퇴한 뒤 미래의 젊은 세대로부터 돈을 받는다. 똑같은 출산율과 고령화를 전제로 하면 걱정할 게 없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고령화로 젊은 세대가 줄면 적립보다 지출이 많게 된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연금 3차 재정추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올해 2039만 명에서 2015년 2062만명까지 늘어 정점을 찍은 뒤 근로연령인구 감소로 2083년 1100만 명까지 감소한다. 이에반해 노령연금수급자 수는 올해 266만 명에서 2063년 146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국민연금은 낸 돈 보다 많이 보도록 설계돼 있다. 김선택 납세장연맹 회장은 "국민연금 수익률이 높다고 자랑하는데 누군가가 낸 것보다 많이 받아가면 미래세대가 손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00만원 낸 사람과 50만원 낸 사람이 있다면 100만 원 낸 사람이 더 많이 타가야 하는데 지금 연금 수령자들은 50만원 내고도 100만원 내는 젊은 사람보다 많이 가져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2008년 추계를 토대로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따르면 2008년 기준 18세의 수익비(연금급여/납부 보험료)는 2.02배였다. 40세 2.20배, 55세 2.26배, 60세 3.16배였고 80세는 10.79배에 달했다. 한마디로 지속가능하지 않은 구조다. 정부가 추정한 소진 시점은 2060년이다. 국민연금 찬반 여부를 떠나 모두가 알고 있는 미래다.

이 미래를 맞는 극단적 해법이 폐지론이다. 김선택 회장은 "근본적으로 유지가 불가능한 제도"라며 "노인들에 대해선 세금으로 기초연금을 지급하면 된다'고 밝혔다. 노후보장은 개인의 몫이고 사회안전망은 세금을 통해 확충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으로 기능을 하는 만큼 폐지는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으로서 해법을 찾자는 얘기다.

50년도 채 남지 않은 미래를 어떻게 맞이할지는 사실 간단한 문제다. 더 내고 덜 받도록 하면 된다. 5년전 수급률을 조정, 덜 받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리고 보험료율 인상은 더 내도록 하는 방안이다. 연금 소진을 가급적 미루기 위한 고육책이다. 현행 9%를 13% 정도로 올려야 국민연금의 생명을 20년가량 늘릴 수 있다.

이게 안 되면 부과 방식으로 가야 한다. 세금으로 걷는 대로 은퇴자에게 주는 식이다. 이미 연금 소진을 경험한 선진국이 간 길이다. 일부 젊은층도 차라리 이 방식이 낫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부과방식은 부담이 더 크다. 보험료율 인상에 따른 부담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낼 수밖에 없다. 2060년 국민연금 수령자가 1500만명에 육박하는데 이들에게 돈을 주려면 얼마를 걷어야 할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윤석명 보사연 연금센터장은 "부과방식으로 가면 젊은층들은 자기가 낸 것보다 못 받을 수 있다"며 "이걸 막기 위해 보험료율 인상 등 제도 개선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해법 못지않게 선행돼야 할 게 불신 제거다. 제도 개선을 위해선 신뢰가 전제돼야 하는데 현재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오해가 오해를 낳다보니 '세대 갈등'이나 '소모적 논쟁'을 야기한다. 1차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 국민연금을 있는 그대로 알리지 못한 데 따른 업보인 셈이다. 수익률 등 운운하며 대단한 노후보장 상품인 것처럼 알린 게 대표적이다. 게다가 국민연금으로 노후보장, 기초생활보장 등 온갖 사회복지정책을 해결할 것처럼 허세를 떨었다.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운동본부는 "국민연금과 관련 먼저 개선돼야할 부분은 공적연금제도에 대한 신뢰 회복과 사각지대 해소"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에 대한 과도한 기대 수준을 낮춰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연금=노후보장'의 인식 구조를 깨야 한다는 것. 윤석명 연금센터장은 "자장면값을 냈으면 자장면을 먹어야지 스테이크를 먹으려면 파탄날 수밖에 없다"며 "낸 것보다 조금 더 받을 수 있는 제도라는 것을 분명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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