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개정안]정부안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엇갈린 반응

올해 세법개정안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비과세감면 축소와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변경 등으로 정부가 얻는 추가재원이 크지 않다는 점에 대부분 동의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근로소득자의 세 부담을 바라보는 견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부는 월급자들이 세금을 더 내긴 하겠지만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반대의 의견이 있는 전문가들은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의 실질적인 세금 인상은 큰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8일 머니투데이와 한 인터뷰에서 "세법개정안을 통해 근로소득자의 비과세감면과 소득공제 항목을 정부가 손질함으로써 중산층과 고소득자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조심스럽긴 하지만 한 번은 거쳐야 할 단계"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중산층에 부담이 가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고소득층에만 세 부담을 떠넘기는 방식은 계층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같이 고통을 분담하자는 입장은 긍정적으로 본다"며 "중산층에 세 부담이 느는 것만 보지 말고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찬 홍익대 교수는 "(근로소득자의) 세 부담이 많이 늘진 않을 것"이라며 "한계세율이 15% 이상인 사람은 (세 부담이) 약간 올라가겠지만 평균적으로 소득이 아주 높지 않으면 그 차이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인 강병구 인하대 교수도 "소득공제 방식을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전반적으로 근로소득자의 과세표준 인상 효과는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중상위 이상 소득계층에서 더 증가하게 돼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강 교수는 "금융소득 과세 방안이 빠져있고 대기업에 몰려 있는 세제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미흡하다"며 "상당히 부분적인 안만을 제시해 향후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납세자들 대표하는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얼마 되지 않는 재원 확보를 위해 왜 경기가 좋지 않은 시기에 굳이 월급자에게 부담월 줄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납세자연합회 회장인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불필요한 비과세감면 축소가 개선된 것을 뭐라고 할 순 없지만 다 합해봐야 2조5000억 원 정도인 세금을 더 걷겠다고 국민마음을 흔드는 셈"이라며 "자체적으로 계산해 보니 300만~400만 명 정도의 근로자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적지 않은 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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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교수는 "지하경제라는 것도 근로소득자에게는 성립이 될 수 없는 것인데, 왜 근로자가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하느냐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다"며 "정부가 전체적으로 많이 노력한 것은 알지만 이번 세벅 개정안의 가장 큰 이슈는 근로소득자에 대한 세 부담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택 납세자 연맹 회장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것은 연말정산세법의 근간을 바꾸는 것이어서 심사숙고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이를 단 몇 달 만에 바꾸려고 한 것은 현 정부가 근로자를 얼마나 무시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내년부터 이를 적용해 조세 행정을 집행해야 하는 국세청은 세법개정안과 관련해 "세법개정안이 내년에 그대로 적용될 경우 어떤 행정적 변화가 필요할지 각 국실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