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방사능 괴담' 잡을 게 아니라...

[기자수첩]'방사능 괴담' 잡을 게 아니라...

세종=김지산 기자
2013.09.03 17:30

지난 2일 해양수산부가 '방사능 괴담'의 허구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기자 브리핑에서 고등어가 등장했다. 해수부측은 방사능이 370Bq/㎡ 포함된 500g짜리 고등어를 8개월간 매일 먹어야 X레이 한 번 촬영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우리 수역에서 자연 상태 방사능 수치는 2Bq/㎡.

일본의 방사능 오염물 방류에도 국내 수산물은 물론 수입산 수산물에 대해 엄격하게 검역해 안심하라는 뜻에서 한 설명이었다. 받아들이기에 따라 어지간한 양의 방사능은 별 것 아니라는 식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방사능 사태를 놓고 정부와 국민 사이에 벽이 높아지고 있다. 2주 전에는 정홍원 총리는 괴담을 조작해 유포하는 행위를 추적해 엄단하라고 지시했다.

국민은 이 부분에서 또 한 번 실망했다. 괴담 유포자를 잡으라고 해서가 아니다. 국민이 정말로 걱정하는 게 뭔지 정부가 아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어서다.

국민은 방사능의 위험도가 다소 과장됐다거나 검역 활동이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정부 설명을 믿지 않는 게 아니다.

시중에서는 일본산 수산물이 국산과 완벽히 구분되도록 하는 장치를 원한다. 당분간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라는 극단적인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방사능 오염수 방류 실태를 알려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청에 일본 정부가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국민은 또 화가 난다. 이런 와중에서도 검역을 잘했으니 일본산 수산물을 먹어도 된다고 하는 정부가 일본 정부보다 더 미워 보인다.

미국산 쇠고기를 구분하듯 일본산 수산물은 구분 못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정부가 최소 이정도 노력이라도 해줬으면 했는데 괴담 유포자를 잡으라니 국민은 어이없을 뿐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이미 사상 최악의 방사능 유출사태로 기억되는 체르노빌을 뛰어넘었다는 게 정설이다. 방사능 오염물질 방류는 당분간 계속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부 일본 학자들은 일본 땅의 70%가 이미 방사능 영향권에 들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도 '괴담'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국민 눈높이에 맞춘 과감한 대책을 마련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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