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경찰-주민 대치, 2일 오전 본격 공사 재개

송전선로 공사 재개를 하루 앞둔 1일 오후 경남 밀양엔 전운이 감돌고 있다. 1차선 도로 갓길엔 경찰 버스들이 여러 대 늘어섰다. 긴급 투입된 한전 직원들은 건설 현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대 주민들은 경운기와 트랙터를 동원해 통행로를 차단하고 한전의 공사재개를 막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지역 건설이 완료되지 않은 52개 송전탑 중 5개를 대상으로 2일 건설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한전과 반대 주민들은 각각 '결전의 날'에 대비하고 있다.
2일 공사가 재개되는 84, 89번 송전탑이 있는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는 주민들의 출입이 봉쇄됐다. 건설 현장까지는 산비탈을 4km 올라가야 하는데, 200여명의 경찰 병력이 입구를 막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일 오전 8시쯤부터 입구를 봉쇄했고 이날 밤새 교대근무를 하며 입구를 지킬 예정이다.
반대 주민들과 대안학교 '볍씨학교' 학생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대열을 갖춘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다. 농촌봉사활동을 위해 밀양을 찾았던 학생들은, 급작스럽게 공사 재개가 결정돼 주민들에 합류했다.
경찰력이 투입된 곳은 총 5곳이다. 2일 공사가 재개되는 단장면 84, 89, 95번과 상동면 109번, 부북면 126번 송전탑에만 경찰력이 투입됐다. 현재까지 13개 중대 1200여명이 배치됐고, 공사재개 시점엔 총 32개 중대 3000여명이 투입될 예정이다.
한전 직원들은 공사가 바로 재개되는 5곳에서 각각 36명씩 180명이 대기하고 있다. 안전모를 쓴 이들은 이날 밤을 지새우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할 예정이다.
공사가 곧바로 재개되지 않는 곳들은 주민들이 선점했다. 공사 순서가 바뀔 수 있는 만일에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1일 오후 5시 밀양 부북면 127, 128, 129번 송전탑으로 가는 길목(평밭마을)은 주민들에 의해 차단돼 있었다. 주민들은 입구에 밧줄을 거미줄처럼 걸고 통행을 막아섰다. 목줄도 여러 개 매달려 있었다. 주민들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 주민은 "한전 직원들의 접근을 막아 공사 재개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밀양 시장이 공약 때는 목숨 걸고 철탑을 막겠다고 하더니 변했다. 우리가 직접 막아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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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에 따르면 본격적인 공사는 2일 오전 7~8시 쯤 재개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2일 당장 공사가 재개되는 곳에는 반대 주민들의 접근이 차단된 상태"라며 "하지만 장비가 더 들어와야 되는데 주민들이 막아설 것 같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