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바닥 위의 공무원들-세종/서울 '기형 행정' 이대론 안된다②-4]


중앙행정기관이 세종으로 이전해 오면서 교통비 등 소요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중 소속 직원들이 피부로 절감하는 게 바로 늘어난 출장비다.
예전 과천청사 시절에는 서울시내 출장비용이 기껏해야 1인당 2만원대 였다. 하지만 세종으로 옮겨오면서 그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국회와의 업무협의, 유관기관 및 업계 간담회 등 서울출장에 드는 비용이 1인당 10만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고속철도(KTX) 왕복 4-5만원, 일비·식비 3-5만원, 시내 택시비 등 소요비용은 이전보다 5배 정도 늘어났다. 한 부처 여비담당 공무원은 "출장비가 상반기에 거덜나면서 다른 예산을 전용해 쓰느라 애를 먹었다"며 고충을 토로하기까지 했다.
실제 정부세종청사 입주 부처들의 경우 올 상반기 출장비 등 교통경비 지출을 보면, 지난해 보다 30%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와 업무협의가 많은 기획재정부의 경우 출장비가 78% 증가해 그 여파가 제일 컸다. 정책 당사자인 국회와 정책 수립자인 중앙행정기관이 중앙과 지방으로 이원화 되다 보니 발생하는 행정비효율이 심각한 상태다.
특히 기획재정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3개 부처의 전체 출장비는 작년 상반기 14억1000만원에서 올 상반기 18억9000만원으로 34%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총리실과 국토교통부를 포함한 5개 부처의 차량 운영비는 지난 6월말 현재 2억1000만원을 기록, 작년 상반기 1억5000만원보다 38% 증가했다. 이와 함께 세종시로 이주한 공무원에게 매월 지급되는 이주지원비(1인당 20만원)는 올 상반기 45억8900여만원이 지급됐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국회와 업무협의 등으로 한 달에도 4-7회 이상 서울에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며 "몸도 피곤하지만 그 많은 시간을 거리에서 허송세월 한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등 중앙행정기관의 이전으로 정부세종청사 시대가 열렸지만 직원들이 감내해야 하는 불편은 여전하다. 부족한 주차장 공간, 열악한 주변 생활여건 등 첩첩산중이다. 직원들이 "미주알 고주알 얘기하다보면 끝이 없다. 안전행정부가 직접 내려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매일 아침 각 청사 옥외, 지하주차장에서는 주차난을 겪는 직원들이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6개 중앙행정기관 건물 주차장 면 수를 다 합할 경우 수용 가능 대수는 모두 1400여대다. 청사 밖에 위치한 야외 주차장 2100대를 포함해도 3500대가 최대치다. 하지만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하는 직원 수는 약 5500여명으로 주차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구내식당의 경우 1동(국무조정실), 2동(공정거래위), 5동(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6동(국토교통부,환경부) 등 모두 4개소 1900여석이 마련돼 있다. 한 사람이 식당에 들어왔다가 다시 나가는 이른바 회전율을 고려했을 때 부족한 상황이 아니라는 게 안전행정부측 설명이지만 정작 이 곳을 이용하는 직원들이 느끼는 불쾌감은 크다. 식사때마다 긴 줄이 서있어 오래 앉아 먹기가 미안할 뿐만 아니라 늘 쫓기는 가운데 식사를 마치다 보니 먹는둥 마는둥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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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다 불만이 생기는 거다. 주변 공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주변 식당을 찾아가다 보면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대전 유성까지 나갈 때도 있다. 이런 실태를 담당 부처에서 직접 살펴보고, 빨리 해결해 줘야 하는 데 그게 안되니 답답하기만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